도종환, "국정농단에 문체부 초토화…쇄신해야"
강경화·김영춘, 민주 추미애 대표 예방해 협조 당부

도종환 신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2일 여야 지도부를 예방하고 향후 정책 추진에 대한 국회의 협조를 당부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국회에서 도 장관을 만나 "시인이 장관이 되셨다. 블랙리스트 같은 문화계 적폐를 청산해낼 적임자를 발탁한 대통령의 안목이 탁월하다고 생각하고, 흐뭇하다"고 덕담했다.

추 대표는 "정치권에 추 씨도 특이성(姓)인데, 도 씨도 희귀성이다. 성소수자가 장관이 됐다"고 농담하며 "문재인 정권의 성공을 위해 많은 성과를 내달라"고 당부했다.

도 장관은 "문체부가 국정농단과 블랙리스트로 인해 거의 초토화됐다. 예술인들의 상처를 치유해야 하고,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를 구성해 바로 철저하게 조사해야 하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 쇄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려운 상황이다. 많이 도와달라. 문화예술진흥기금이 고갈됐는데 확보할 수 있도록 해달라. 예술인들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도 장관은 이어 국민의당 박주선 비대위원장을 만나 "평창올림픽 홍보예산 등 여러 계획을 추경에 반영해줬으면 한다. 여야를 찾아가 협조를 구하겠다"고 밝혔다.

박 비대위원장은 "광주 아시아문화중심도시 특별법이 있는데도 해당 지역에 면세점 하나가 없다. 면세점 개설이 관광객 방문 증대 요소가 될 수 있도록 배려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도 장관은 "가까운 시일 내 광주에 내려가 시민의 의견을 수렴해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취지를 살려 운영되도록 방법을 찾겠다"고 답했다.

도 장관은 또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를 만나 "평창올림픽을 남북이 평화의 물꼬를 트는 체육 행사로 만들면 좋겠다"며 "IOC 위원장이 무주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폐막식에 오면 문재인 대통령과 직접 만나는 자리를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노 원내대표는 "미국과 중국의 핑퐁 외교처럼 평창올림픽이 그런 역할을 하면 상당히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어문 정책에도 심혈을 기울여 달라. 한글을 더 빛낸 장관으로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덕담했다.

도 장관은 오전 4당 원내대표 회동 참석으로 인해 시간이 맞지 않았던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 방에도 잠시 들러 인사를 나눴다.

도 장관이 일정상 바로 자리를 뜨려 하자 주 원내대표는 "차 한잔 못 마시나"라며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신임 장관들의 본회의 신고식차 국회를 방문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 20일 방문에서 미처 만나지 못했던 추미애 대표 등을 예방했다.

강 장관은 추 대표에게 "청문회 과정에서 저의 흠집과 부족함으로 많은 부담을 드려서 죄송하다"며 한미정상회담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추 대표는 "외교 실패는 전쟁으로 이어진다. 강 장관이 난국을 잘 돌파하리라 생각한다. 당에서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화답했다.

강 장관은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와 노회찬 원내대표도 잇따라 만났다.

강 장관은 심 대표에게 "지지발언이 남다른 격려가 됐다"며 "새 바람을 일으켜 외교부를 쇄신하겠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여성들의 기대가 크다. 저희는 대결정치의 희생양으로 강 장관이 지목되는 것은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지난 9년간 보수정권이 널뛰기 외교를 하느라 우리가 국제정치의 졸로 전락했다"며 주도적인 외교정책을 당부했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도 이날 추 대표를 예방해 "친정인 당에 와서 인사드리게 돼 정말 기쁘고 감사하다"며 "해양강국의 꿈을 현실로 실현하는 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추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도 해수부 장관 출신이고 부산 출신이다. 김 장관 발탁이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앞으로 많은 활약으로 민주정부가 대를 이을 토대를 닦는 중심축 역할을 해달라"고 덕담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한지훈 이슬기 기자 d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