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엇박자·북미 신경전…한미정상회담 앞두고 '이상기류'

한미 군사훈련 축소 발언 돌출 파장…사드 불씨도 안 꺼진듯
웜비어 혼수상태에 북미관계도 악화조짐…文정부 대북정책 추진에 악재


오는 29∼30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양국 정상 간 견고한 한미동맹을 확인하고 공동의 대북접근 방안에 초석을 깔아야 할 중요한 첫 회담을 앞두고 한미 사이에는 주요 정책을 둘러싼 불협화음이 엿보이고 있고,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 추진의 중요한 대외환경 요인인 북미관계는 삐걱대고 있다.

우선 북한이 핵·미사일 활동을 중단하면 한미 연합 군사훈련과 미군의 한반도 배치 전략자산을 축소할 수 있다는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의 16일(현지시간) 방미 발언은 중대 대북 메시지가 한미간에 조율되지 않은 채 나왔다는 점에서 우려를 키웠다.

일단 청와대는 전날에 이어 19일 "문 특보 발언은 개인 아이디어"라면서 문 대통령과 사전 조율이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고, 국방부 문상균 대변인도 정례브리핑에서 "학자 개인적 견해임을 전제로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정부와 조율된 입장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파장 진화에 부심하고 있다.

미국도 국무부 앨리시아 에드워즈 동아태 담당 대변인이 17일(현지시간) "우리는 이런 시각이 문 특보의 개인적 견해로 한국 정부의 공식적인 정책을 반영한 게 아닐 수 있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반응을 보인 뒤 더 이상의 언급은 내놓고 있지 않지만, 문 특보의 '워싱턴 발언'에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당장 우려를 제기하는 상황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그냥 학자로서 한 이야기라면 문제가 될 것이 없겠지만 (문 특보는) '대통령 특보' 자격을 가진 사람"이라고 이번 발언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문 특보 발언에 대해 '대북억지 차원의 한미 훈련을 한국측이 군사적 긴장 고조의 맥락에서 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적 인식이 미국 국방 당국 등을 중심으로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미국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의 추가 도발을 중단한다면 북한과 조건 없이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6·15 기념사 발언에 대해 "북한과의 대화를 위해서는 먼저 비핵화가 돼야 한다"(헤드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며 우리 정부와 온도차를 엿보이기도 했다.

양국 간에 주한미군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싼 불씨도 완전히 진화됐다고 속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일 백악관에서 국무·국방장관과 현안을 논의한 자리에서 사드 지연 논란에 크게 화를 낸 것으로 뒤늦게 알려지면서 우리 정부의 사드 부지 환경영향평가 방침을 놓고 양 정상간 이견이 노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또 미국과 북한 사이에도 심상치 않은 기류가 형성되면서 대화를 중시하는 문 대통령의 새 대북정책에 트럼프 대통령의 동의를 얻는 일이 순탄치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최근 의식불명 상태로 석방돼 미국내 대북 여론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18일 자국 대표단의 외교 행낭을 미 당국이 "강탈"했다고 관영 매체를 통해 주장하면서 양국 간의 미미한 신뢰마저 흔들리는 양상이다.

신범철 국립외교원 교수는 "최근 (문정인 특보 발언 등을 놓고) 한미간 오해의 소지는 있었지만 미국의 반응으로 미뤄 우리 측의 설명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정상회담을 앞두고 불씨들을 잘 진화함으로써 우리 정부가 추진하려는 대북정책과 한미동맹 정책에 대한 미국의 호응을 얻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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