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서 모든 것 밝히겠다" 입장서 선회…논란 중대 분수령

'성 관념' 논란에 이어 상대 여성의 도장을 위조한 결혼신고로 무효 판결을 받은 전력까지 드러나 뜨거운 논란의 중심에 선 안경환(69)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언론 앞에 나와 자신의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법무부는 15일 밤 11시 57분께 출입 기자들에게 돌린 긴급 문자 메시지를 통해 "안 후보자가 내일 오전 11시 최근 언론에 보도된 논란 등과 관련해 설명하는 자리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 후보자는 이날 임시 사무실이 마련된 종로구 적선빌딩이 아니라 서초구 법원청사 인근에 있는 대한법률구조공단 서울개인회생·파산종합지원센터에서 성 관념, 무효 판결이 난 첫 번째 결혼신고 과정 등에 관해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안 후보자는 과거 저서·기고문 등에서 음주 운전을 했던 경험을 고백하는가 하면 판사의 성매매 사건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하는 등 왜곡된 '성 관념'을 표출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 밖에도 두 자녀와 모친의 미국 국적 문제, 인권위원장 이후 급속한 금융자산 증가, 논문 자기 표절 등 크고 작은 다양한 논란이 제기됐지만 안 후보자는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고 "청문회에서 소상히 밝히겠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그러나 1975년 교제하던 여성의 도장을 위조해 결혼신고를 했다가 이듬해 법원에서 혼인 무효 판결을 받은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법치질서를 확립하고 법무행정을 총괄할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서 결정적 흠결 사유가 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자 적극적인 해명이 필요한 지경에 이르렀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증폭되는 가운데 본인이 사실상의 기자회견을 자청한 셈이어서 이날 설명 자리는 공식 청문회를 앞두고 이번 논란의 흐름을 결정지을 일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ch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