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무인기 개조 방식 개발…테러 이용 우려도

강원도 전방 지역 야산에서 또다시 북한 무인기로 추정되는 비행체가 발견됨에 따라 북한의 무인기 위협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군 관계자는 10일 "강원도 인제군 야산에서 어제 수거한 북한 무인기 추정 비행체를 면밀히 분석 중"이라며 "분석 결과가 나오려면 10일 정도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군 당국은 9일 주민 신고를 접하고 인제군 야산에서 길이 1.8m, 폭 2.4m의 하늘색 소형 비행체를 발견했다.

이 비행체는 크기와 모양 등이 2014년 3월 백령도에서 발견된 북한군 무인기와 비슷했고 카메라를 장착하고 있었다.

백령도에서 발견된 무인기는 무게가 12.7㎏이었고 최대 속도는 시속 100∼200㎞, 비행 고도는 1∼1.5㎞, 최대 비행 거리는 150∼200㎞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 무인기는 군사용이 아닌 일반용 카메라를 달고 있어 정찰 성능은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됐다.

비행 중 추락한 것도 엔진 고장이나 연료 부족 때문으로, 성능에 결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군사위성이 없는 북한은 대남 감시·정찰을 위해 무인기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고질적인 경제난에 처한 북한이 적은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거두기 위해 선택한 방법으로 볼 수 있다.

2014년 4월 경기도 파주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의 카메라에서는 청와대 전경 사진도 나와 충격을 줬다.

북한군이 보유한 무인기는 300∼400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군의 대표적인 무인기로는 중국의 'D-4'를 개조한 '방현-Ⅰ'과 '방현-Ⅱ'가 꼽힌다.

방현 무인기는 길이 3.6m, 폭 4.8m로, 이번에 강원도 야산에서 발견된 무인기보다 훨씬 크다.

약 3㎞ 고도에서 최대 시속 160㎞로 비행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휘발유 엔진을 장착하고 낙하산을 펼치는 방식으로 착륙한다.

북한군은 옛 소련과 러시아에서 도입한 'VR-3 레이'와 '프라체-1T'도 운용 중이다.

프라체-1T는 길이가 이번에 발견된 무인기와 비슷하지만, 프라체-1T는 8m로, 훨씬 길다.

북한은 정찰과 함께 공격 임무도 수행할 수 있는 다목적 무인기 '두루미'도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길이 5m, 폭 3m, 무게 35㎏, 비행 거리 350㎞의 이 무인기가 아직도 개발 단계인지, 실전 배치됐는지는 불확실하다.

북한은 2013년에는 미국 무인기 '스트리커'(MQM-107D)를 개조한 것으로 추정되는 '무인타격기'를 개발했다고 선전하기도 했다.

이 무인기는 저공 비행하는 항공기뿐 아니라 순항미사일도 요격할 수 있다는 게 북한의 주장이다.

이 밖에도 북한은 다양한 용도에 맞는 무인기를 끊임없이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한미 군 당국은 보고 있다.

작년 1월 서부전선에서 우리 상공을 침범한 북한군 무인기도 크기가 2014년 백령도에서 발견된 것의 2배쯤 되는 신형 무인기인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군이 다양한 무인기를 개발해 전방 지역에서 빈번하게 시험 비행을 하는 모습이 종종 우리 군 감시 장비에 포착되기도 한다.

북한이 무인기로 대남 감시·정찰을 넘어 테러를 시도할 수 있다는 우려도 끊임없이 제기된다.

무인기에 독성이 강한 생화학 물질을 실어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 날려 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군이 2014년 파주, 삼척, 백령도 등에서 수거한 북한 무인기 3대를 복원해 비행 시험을 한 결과, 성능이 떨어져 400∼900g 정도 무게의 수류탄 1발 정도만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북한이 무인기 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 만큼, 최악의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ljglor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