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벤처부 격상, 소방·해경청 분리는 공약대로
국정원 개편·공수처 신설 등은 개혁작업 맞춰 진행될 듯


정부와 여당이 5일 발표한 정부조직개편안은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 공언한 대로 '효율적인 정부 운영을 위한 최소한의 개편'에 그쳤다.

다만 인수위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위원회에서의 논의 및 이후 당·정·청 논의 과정에서 문 대통령의 공약과는 개편 방향이 다소 달라진 부분도 눈에 띄었다.

가장 관심을 끄는 부분은 '통상' 기능을 외교부로 이관해 외교통상부를 부활시키겠다는 공약과 달리, 이 기능을 산업통상자원부에 존속시켰다는 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전인 지난 4월 27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통상 부분을 산업자원부로 보낸 것이 통상외교를 약화한 요인이 됐기 때문에 이를 외교부로 복원하는 게 맞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정부와 여당은 결국 통상 기능은 산업부에 그대로 남기되, 차관급 '통상교섭본부'를 설치해 통상교섭 업무의 전문성 제고 및 무역정책과의 연계성을 강화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이에 대해 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미국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얘기가 나오고 있다.

부처 이관 때문에 오히려 조직이 혼란스러워지면 대외환경에 신속하게,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데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일관성을 갖고서 대응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정기획위 박광온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산업부에서 몇 가지 기능을 중소기업벤처부로 이관하고, 통상 기능마저 외교부로 이관하게 되면 산업부 자체에 남는 기능이 굉장히 왜소화된다"며 이같은 사안도 고려사항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브리핑 후 '산업부 자체의 존폐 문제도 (통상기능 존치의) 부차적 이유인가'라는 질문에도 "현실적인 이유가 될 수 있다"고 답했다.

한미 FTA 조정 가능성 등 중요 통상 현안이 걸려있는 상황 뿐만 아니라 통상기능의 이관이 정부조직에 연쇄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는 것이다.

대통령 경호실을 폐지하고 경찰청에 경호국을 신설하는 공약 역시 일부 수정됐다.

정부와 여당은 경호실을 청와대 조직으로 남기되, 경호실의 명칭을 경호처로 변경하면서 수장의 직급을 장관급에서 차관급으로 하향하기로 했다.

국정기회위 정치행정분과 박범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이런 방침을 설명하면서 "이 시점에서 경호실을 경찰청 경호국으로 옮기는 것은 무리"라며 "대신 열린 경호와 낮은 경호를 통해 국민과 소통하겠다는 취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반면 중소기업청을 중소기업벤처부로 격상시키겠다는 공약은 그대로 실현됐다.

이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벤처창업 활성화를 모색하는 것은 물론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도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국민안전처에서 소방청과 해양경찰청을 독립시킨 것, 이와 맞물려 국민안전처가 행정안전부에 흡수된 것 역시 문 대통령이 내걸었던 공약과 일치한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소방청과 해경청을 독립시켜 육상과 해상의 재난을 책임지도록 하겠다.

재난대응의 지휘·보고체계를 단일화해 신속한 대응구조를 만들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의 핵심 공약이었던 국가정보원 개편이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의 경우 이번 조직개편안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국정기획위 박광온 대변인은 "이는 이번 정부조직개편과 별도로 국정원 개혁과 검찰개혁 측면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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