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통령, 北·美 지도부와 관계 좋아"…푸틴에 文대통령 친서 전달 예정

문재인 대통령의 러시아 특사인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이 북핵 문제 해결에서 러시아가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송 특사는 22일 오후(현지시간)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에 도착해 현지 한국 특파원단과 한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도 관계가 좋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보다 상대적으로소통이 잘 되고 있어서 북-미 대화나 한반도 6자회담 재개에 필요한 북한의 핵실험·미사일 개발 중단 같은 조치를 끌어내는 데 중요한 창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송 특사는 푸틴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고 한-러 협력에 대한 의지를 전할 것이라면서 친서에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원했던 양국 관계 강화에 대한 강한 의지, 북핵 문제 해결에서 러시아의 협력에 대한 기대, 러 극동 개발에 대한 한국의 참여 의사, (북한을 경유해 양국을 연결하는) 가스관·철도·전력망 연결 사업과 북극 항로 공동 개척 등에 대한 구상이 담겼다"고 소개했다.

송 특사는 "(지난 2008년) 이명박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합의했던 북한 경유 가스관 연결 사업과 박근혜 대통령이 제안했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 등은 내용은 좋았지만, 실제 집행하는 부서가 분명치 않았고 감독 기관도 없어 제대로 추진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존 정권이) 북한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가 없다 보니 오히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결의 대상에서도 제외된 나진-하산 프로젝트를 단독 제재라는 명분으로 차단하면서 한국에 대한 러시아의 신뢰가 많이 깨졌다"면서 "문 대통령은 남북 관계 해결과 한-러 간 신뢰 복원을 위한 확실한 의지가 있기 때문에 양국 대통령이 의기투합하면 여러 난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송 특사는 푸틴 대통령에게 한-러 관계 발전에 대한 문 대통령의 강한 의지를 전달하는 것 외에 향후 양국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준비 역할도 하겠다고 밝혔다.

송 특사는 방러 이틀째인 23일부터 사흘간의 본격적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러시아 상·하원 지도부와의 회동, 알렉산드르 갈루슈카 러시아 극동개발부 장관 면담, 푸틴 대통령 예방 등의 일정이 잡혀있다.

송 특사가 이끄는 대러 특사단에는 더불어민주당 정재호·박주민 의원과 이연수 전 벨라루스 대사,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이 포함됐으며, 임수석 외교부 유럽국장이 동행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cjyo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