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5개국 특사단의 오찬에 류진 풍산그룹 회장(59·사진)이 기업인 중 유일하게 참석했다. 류 회장이 정치인 및 외교관과 함께 미국 특사단에 합류한 건 그의 마당발 인맥 때문이란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류 회장은 부친인 고 류찬우 회장과 함께 방산기업인 풍산을 이끌며 미국 정치권 고위 인사들과 폭넓게 교류했다. 류 회장은 1997년 콜린 파월 전 장관의 자서전 《나의 미국여행》을 한글로 번역해 화제를 모았다. 2009년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을 초청해 특별강연을 했다.

이어 2015년엔 인천 청라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프레지던츠컵 조직위원장을 맡아 이명박 전 대통령과 부시 전 대통령의 골프 라운딩을 주선했다. 외교가에선 류 회장이 미국 공화당 출신 정치인들을 잘 알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한·미 간 메신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임진왜란 때 활약한 류성룡 선생의 13대손인 그는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으로 활동하며 매년 열리는 한미재계회의에 참석해 왔다. 류 회장은 일본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서울대 영문학과와 미국 다트머스대 경영대학원(MBA)을 나와 영어와 일어에 능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