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北에 엄중경고…北태도변화 있을때 대화가능"
北미사일 발사에 청와대서 NSC 첫 주재…강경 대북메시지
"대화 가능성 열어두되 北 오판 않도록 단호히 대응"
"KAMD 속도 높여야…北도발 억제력 빠른 시일내 강화"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북한이 오판하지 않도록 도발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청와대 위기관리상황실에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주재하고 "대화가 가능하더라도 북한의 태도변화가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함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NSC를 직접 주재한 것 자체가 새 정부 들어 첫 탄도미사일 발사를 감행한 북한에 대해 강력한 경고메지시를 발신한 것으로 평가된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북한과의 대화 문제에 대해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제1과제다.

구체적 방법은 조금 더 검토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의 태도변화가 없으면 대화 가능성이 없느냐"는 질문에 "아까 말씀드린 정도로 하겠다"면서 말을 아꼈다.

문 대통령은 회의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유엔 안보리 관련 결의의 명백한 위반일 뿐 아니라 한반도는 물론 국제평화와 안전에 대한 심각한 도전행위"라고 규정하고 "우리 정부는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본인은 취임식에서 국민 여러분께 말씀드린 바 있듯이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도발이 대한민국 신정부가 출범한 지 불과 며칠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북한의 무모한 도발에 대한 깊은 유감을 표하며, 동시에 엄중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군(軍)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어떤 군사도발에 대해서도 대응할 수 있게 철저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군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우리 군의 한국형 삼축 체계 구축 등 북한 도발에 대한 억제력을 빠른 시일 내에 강화해 나가기 바란다"면서 "특히 한국형 미사일 방어 체제(KAMD) 추진 상황 점검해 속도를 높이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외교 당국에서는 미국 등 우방국, 그리고 국제사회와 공조해 북한의 이번 도발 행위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또 "각 부처도 흔들림 없이 맡은 바 업무에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충실을 기하고 북한의 도발로 인해 발생 가능한 위기를 철저히 관리해서 국민이 안심하면서 생업에 종사할 수 있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새 정부가 북한의 도발을 인지하고 빠르게 국가안전보장회의를 개최해 신속하고 단호히 대응하는 만큼 국민도 새 정부의 조치를 믿고 안심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NSC 상임위는 '지하벙커'로 불리는 청와대 위기관리센터 상황실에서 20여 분간 진행됐다.

회의에는 전임 정부에서 임명된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한민구 국방장관, 윤병세 외교장관, 홍용표 통일장관, 이병호 국정원장과 임종석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이 참석하고 윤영찬 국민소통수석과 홍남기 국조실장이 배석했다.

회의에서는 이순진 합참의장이 화상으로 상황을 보고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5시 27분에 이뤄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22분 뒤인 오전 5시 49분 국가위기관리센터 상황실로부터 첫 보고를 받았고, 오전 6시 22분에 임 비서실장에게 전화해 NSC 상임위를 즉각 소집할 것과 직접 회의를 주재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김 실장이 오전 7시 주재한 NSC 상임위에 이어 오전 8시 NSC 상임위에 참석해 회의를 주재했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 이상헌 강병철 기자 rh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