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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취임하면서 4년여 동안 공백이었던 퍼스트레이디도 새로 탄생했다.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63)가 그 주인공이다. 김 여사는 선거운동 기간에 ‘호남 특보(특별보좌관)’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호남 민심을 살뜰히 살폈다. 지역에서는 “김정숙 때문에 문재인을 찍겠다”는 얘기도 나왔다.

그는 경희대 성악과를 다니다 친구의 아는 오빠에게 문 대통령을 소개받았다. 경희대 법대 총학생회 총무부장이던 문 대통령이 민주화 시위에 앞장서다 최루탄을 맞아 실신했을 때 옆에 있던 김 여사가 물수건으로 얼굴을 닦아줬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김 여사는 문 대통령과의 연애사를 ‘면회의 역사’라고 말한다. 김 여사는 1975년 문 대통령이 집회 주도 혐의로 구치소에 수감됐을 때 찾아갔다. 야구광이던 문 대통령을 위해 그의 모교 경남고 야구부의 우승 기사가 담긴 신문도 들고 갔다. 문 대통령은 “내가 아무리 야구를 좋아한들 구치소에 수감된 처지에 야구 소식에 무슨 관심이 있을까. 그래도 그런 생각을 한 아내가 귀여웠다”고 회고했다. 문 대통령은 김 여사가 군에 면회를 오면서 맛있는 음식이 아니라 안개꽃을 한아름 들고 온 ‘황당한’ 일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그렇게 7년의 연애 끝에 “결혼하자”고 먼저 말한 사람은 김 여사였다. 김 여사는 “내가 무슨 일을 하든 자유롭게 해줄 것 같아 좋았다”고 했다. 자유를 꿈꾸는 여성이었지만 부산에서 법무법인을 개업한 남편을 내조하기 위해 단원으로 있던 서울시립합창단을 흔쾌히 그만뒀다.

대선을 두 번 치르면서 김 여사도 검증을 피할 수 없었다. 2012년 18대 대선후보였던 문 대통령이 TV 광고에서 앉은 의자가 수백만원짜리라는 논란이 일었다. 김 여사는 직접 트위터에 “모델하우스 전시 가구로 사용한 의자로 50만원에 구입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19대 대선 기간에도 같은 문제가 불거졌고 이 과정에서 말 바꾸기 논란이 있었다. 김 여사는 “남편이 퇴근길 광화문에 나가 막걸리 한잔할 수 있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 했는데 저도 남대문시장에 가서 장을 보는 보통 사람의 삶을 살고 싶다”고 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