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선거대책위원회의 문용식 가짜뉴스대책단 단장이 ‘PK(부산·경남) 패륜집단’ 발언에 책임을 지고 7일 사퇴했다. 문 단장은 지난 6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이 시각 PK 바닥 민심입니다. 패륜집단의 결집이 무서울 정도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가 논란에 휩싸였다.

문 단장은 게시글에서 “본의 아니게 ‘부산 민심탐방’ 취재를 한 셈인데 뜻밖에 온통 홍준표 판”이라며 “선거 초반에는 문재인 지지가 많았으나 지금은 여론이 뒤집혀 전반적으로 ‘홍가’가 압도적”이라고 했다. 또 “사전투표에서도 전부 2번 찍었다고 이구동성으로 전한다”고 밝혔다.

문 단장은 논란이 일자 당초 ‘패륜집단 결집’이라는 표현을 ‘패륜후보로의 결집’으로 수정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이 같은 문 단장의 발언에 강하게 반발했다.

홍준표 한국당 후보 측 총괄선대본부장인 이철우 한국당 사무총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 아니면 적으로 몰아붙이는 무시무시한 일들을 벌이고 있다”며 “패륜집단이라고 한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또 “국민 앞에 사죄하고 그 자리(에서)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이종혁 특보단장도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무리 다급해도 그렇지 PK를 패륜집단으로 매도하는 민주당은 제정신이냐”며 “문 후보가 말하는 나라다운 나라가 이런 것인지 되짚어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단장은 “특히 지역감정을 선거에 이용하지 말 것을 수없이 말해 놓고서도 PK 운운하며 고향 땅을 가꾸고 지켜온 영남지역을 모두 패륜집단으로 호도하는 것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문 후보는 국민 앞에 사과하고 문 단장은 즉각 사퇴하라”고 말했다.

홍 후보 측 선대위 전희경 대변인은 논평에서 “(홍 후보에 대한) 지지세를 ‘패륜집단’으로 표현하는 건 자신들의 지지자가 아닌 국민을 패륜적으로 욕보이는 것”이라며 “단순한 말실수가 아니라 문 후보 캠프의 인식 저변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 단장은 이번 논란에 “‘홍 후보가 패륜 후보이고 거기에 결집된다’는 것을 지적하기 위한 글이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단장의 사임은 대선이 사실상 하루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자칫 그의 발언이 PK 민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해 이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홍 후보는 부산 광안리 유세 도중 문 단장의 ‘PK 패륜집단’ 소식을 듣자 유세차량 위로 올라가 마이크를 잡고 “문 후보 측에서 PK, TK(대구·경북),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사람을 전부 합쳐 ‘패륜집단’이라고 욕했다”며 “아주 못된 ×이죠”라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