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궤멸' 발언에 洪 "난 문드러지겠네", 文 "적폐세력에 정권 맡길수 없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2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에서 개최된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 TV 토론회에서 보수를 겨냥한 문 후보 측 발언의 진의를 놓고 입씨름을 벌였다.

홍 후보는 '사회갈등 해소 방안 등을 중심으로 토론해달라'는 사회자 요청에 곧바로 "문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보수를 불태우겠다고 했는데 그럼 나는 화형당하겠네"라고 조소했다.

문 후보가 지난해 탄핵 촛불집회에서 "가짜보수를 횃불로 불태워버리자"고 한 발언을 지목한 것이다.

문 후보는 "하하하"라면서 웃은 뒤 "횃불 발언을 이야기하느냐"고 되물었다.

홍 후보는 "지난번에 말하지 않았느냐. 할 때마다 거짓말하면 어떡하느냐"면서 문 후보에 '거짓말' 프레임을 다시 씌우려고 애썼다.

문 후보는 "홍 후보가 질문할 때 말하는 것마다 거짓이라는 게 언론 팩트체크로 드러났다"고 반박한 다음, "우리 시민이 든 촛불이 더 커져서 거대한 횃불이 되고, 그 횃불이 보수정권이 만든 적폐를 다 청산한다는 말이었다"고 설명했다.

"보수를 불태운다고는 안 했군요"라며 물러서는 듯하던 홍 후보는 다시 "극우 보수 세력을 완전히 궤멸시켜야 한다"는 이해찬 공동선대위원장의 최근 유세 발언을 문제 삼으며 "그럼 나는 문드러지겠네"라고 비꼬았다.

문 후보는 "정권 교체를 확실히 해야 한다, 적폐를 만든 국정농단 세력에 다시 정권을 맡길 수 없다는 의사를 표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홍 후보는 다시 "이해찬이 (문 후보의) 상왕이죠"라고 되물었고, 문 후보는 "그런 말 마시라"고 웃으면서 화제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 문제로 돌렸다.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서혜림 박수윤 기자 air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