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범보수 단일화 추진…洪 "어이없는 요구에 할말 잊어"
바른정당, 국민의당 뺀 한국당과의 양자 단일화는 불가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간 3자 대선후보 단일화가 사실상 무산되면서 한국당과 바른정당 간 양자 단일화론이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한국당 내에서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와의 단일화를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는 와중에 바른정당은 한국당 홍준표 후보와의 단일화는 없다고 맞서며 '양자 단일화'가 종반전을 향해가는 대선전의 화두로 등장했다.

앞서 3자 단일화론은 바른정당이 지난 24일 심야 의원총회를 통해 한국당·국민의당을 상대로 던진 카드였지만 양당 모두 부정적 입장을 내놓으면서 탄력을 잃었다.

홍 후보가 정체성 문제를 들어 국민의당과의 단일화에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인위적 연대 자체를 거부하면서 한국당이든 바른정당이든 연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기 때문이다.

한국당은 유 후보는 물론 새누리당 조원진·통일한국당 남재준 후보까지 아우르는 이른바 '범보수 단일화'를 염두에 뒀지만, 시일이 촉박해 단일화에만 힘을 기울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홍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일부 후보는 직접 만나보고, 다른 후보들은 간접적으로 만난 결과를 들어보니, 모두 자신으로 단일화하고 저보고 사퇴하라고 한다"며 "참 어이없는 요구에 할 말을 잊었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일은 다가오는데 바른정당의 무리한 요구는 끝이 없고, 다른 분들의 요구는 터무니가 없어 이러다간 집안 내분 수습에만 시간을 보낼 지경"이라며 "이젠 더 이상 여기에 시간을 보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런 맥락에서 한국당은 보수진영 시민사회단체인 범시민사회단체연합(범사련)이 이날 오후 3자 단일화 원탁회의를 준비하기 위해 마련한 회의에도 불참했다.

한국당은 그럼에도 바른정당과 새누리당, 통일한국당 등 보수정당 인사들과도 물밑 접촉 중이다.

김진태 의원은 이날 오전 춘천에서 한국당을 대표해 새누리당 조원진 후보와 만났다.

김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보수 결집을 위해 홍 후보와 만나자고 제안했지만 조 후보는 오히려 제게 탈당을 권유했다.

해장국은 맛있었는데 만남은 씁쓸하다"고 적었다.

이철우 중앙선대위원회 총괄본부장은 "일부 보수 후보들과는 (투표지 인쇄 시작 전날인) 29일 이전에 단일화가 될 수도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바른정당은 국민의당까지 포함한 3자 단일화가 아니라 한국당과의 양자 단일화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완강한 태도를 보였다.

후보 단일화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꺾기 위한 차원인데,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비문 진영의 후보 3명이 힘을 합치는 3자 단일화가 아니라 양자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문 후보를 이기기 힘들다는 것이다.

특히 단일화에 부정적인 유승민 후보가 당내 '단일화 추진파'의 요구에 못 이겨 일단 3자 단일화를 제안해보는 선에서만 동의했음을 감안하면 유 후보로부터 한국당과의 양자 단일화 동의를 끌어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 핵심 관계자는 "후보의 완주 의지가 워낙 강한 상태다.

한국당과의 양자 단일화는 의원총회에서 검토하거나 논의한 방식이 아니어서 가능성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바른정당 김성태 의원은 한 라디오에 출연해 지난 24일 의총 때 31명의 참석 의원 중 7~8명을 제외한 나머지 의원들이 3자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고 전한 뒤 "3자 단일화는 29일 시한이 넘어서더라도 언제든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홍정규 김동현 기자 zhe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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