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의 일본과 일본 정치를 한 눈에 이해시켜주는 책
신간 <일본의 야욕 아베 신조를 말하다>(서교출판사 발행)
[신간] 일본의 야욕 아베 신조를 말하다(이춘규 지음 서교출판사 발행) … 일본을 알면, 한국의 갈 길이 보인다

“아베 신조는 2003년 9월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에 의해 각료 미경험자이면서도 자민당 간사장에 발탁됐다. 수석 부간사장 혹은 외무대신 취임이 유력시 되고 있었기 때문에, 고이즈미의 서프라이즈 인사로 주목받았다. 자민당은 총재와 당의 2인자인 간사장이 다른 파벌을 맡는 원칙이 오래 계속됐다. 그런데 총재와 같은 파벌의 간사장 탄생은 1979년의 오히라 마사요시 총재 시대의 사이토 구니키치 간사장 이래 24년 만이었다.” (일본의 야욕 아베 신조를 말하다 171쪽)

“2006년 9월20일,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임기만료에 따른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아베 신조는 아소 다로, 다니가키 사다카즈를 큰 차이로 패배시켰다. 당시 자민당 원로였던 모리 전 총리는 아베는 너무 젊어 장수 총리가 되기에는 부담이 크다며 후쿠다 야스오를 먼저 자파 총리로 밀어붙이려 했을 정도로 아베와 후쿠다는 대립했다.

아베는 자민당 총재 선출에 이어 9월26일 임시국회에서 내각총리대신으로 지명된다. 전후 최연소, 전후 출생 첫 내각총리대신이었다. 당시 아베는 총리직을 눈 앞에 두고 좌절했던 아베 신타로(아베 총리의 아버지)의 쓴 기억을 떠올렸는지, 기회가 한 번 보이자 거침없이 인정사정없이 밀어붙여 총리직을 거머쥐었다.”(180~181쪽)

<<일본의 야욕 아베 신조를 말하다>>(이춘규 지음, 서교출판사 발행)에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1기와 2기 총리 취임 당시의 막전막후가 리얼하게 그려져 있다. 2012년 말 두 번째 총리 취임 이후 5년 째 장기집권을 하고 있는 아베 총리의 어린시절부터 정치인 입문과 최연소 총리 등극과 좌절, 재부활의 과정이 숨가쁘게 묘사돼 있다.

한 국가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그 나라의 역사와 최고지도자들 추적해보면 큰 도움이 된다. 과거와 현재를 알아야 미래 예측이 가능하다. 현재 일본을 통치하는 천황(일왕의 일본식 표현)과 총리의 감추어진 속 모습을 들여다봐야 ‘일본’이란 나라의 ‘실체’에 조금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과 핵 실험 등으로 동북아 정세가 전례없는 위기 국면에 진입했다.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를 냉정히 분석하고 향후를 예측하려면 미국과 일본, 중국의 지도자에 대한 이해가 꼭 필요하다.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현재 상황에서 아베 일본 총리를 깊이 파헤친 역작이 나왔다. “제2의 메이지유신 꿈꾸는 아베 신조 책략 심층 분석”의 책 부제에 걸맞게 일본의 현대 정치사도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돼 있다.

우리나라에서 아베 총리에 대한 평가는 그리 후하지 않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강력한 양적완화 정책인 아베노믹스(아베 총리의 경제정책)로 일본경제의 ‘잃어버린 20년’을 단숨에 회복세로 전환시킨 인물이기도 하다.

야스쿠니신사 참배나 독도, 위안부 문제 등으로 비난 여론이 높지만, 일본에선 5년째 높은 인기를 유지하며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자국의 이익과 발전을 위해선 어떠한 무리수도 마다하지 않고 강력한 리더십과 추진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기 침체로 자신감을 잃은 국민들에게 다시 ‘하면 된다’는 의욕을 심어준 것만으로도 아베 총리는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일본의 야욕 아베 신조를 말하다>>의 저자 이춘규 연합뉴스 시니어기자(한양대 겸임교수)는 언론계는 물론 한일 관련 업계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일본경제통 저널리스트이다. 서울신문을 정년 퇴직한 뒤 2017년 4월 현재 연합뉴스 국제경제부에서 일본경제 뉴스를 담당하고 있다. 20여년의 정치부 취재기자와 주일특파원을 거친 뛰어난 현장 감각과 경제학 박사의 깊은 지식이 더해져 새 책이 탄생했다.

이 책의 첫 머리에 실린 서석숭 한일경제협회 상근부회장의 추천사가 저자의 인물됨을 잘 드러내고 있다. 서석숭 부회장은 “결코 짧지 않은 공직생활 중 참으로 많은 기자들을 만났지만 그 중에서도 저자는 세 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는 ‘진짜 기자’”라고 평가한 뒤 “13년의 인연이 검증한 깊은 신뢰에 더하여 우직하게 자료를 모아 ‘사실’에 기초한 행간의 가름침이 있기에, 나는 이 책을 나의 작은 명예를 걸고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다”고 글을 맺었다.

대한민국 경제는 짧게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길게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장기 저성장에 시달리고 있다. 5월9일에는 역사적인 19대 대통령 선거도 예정돼 있다. 한반도 주변에는 미국과 북한간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고조되는 비상시국이다.

일본을 제대로 알면, 한국의 현재와 미래를 이해하기 쉽다. 일본의 근대와 현대 역사, 아베 신조 총리 등 일본 지도자들의 리더십과 통치스타일은 전환기의 한국 정치와 경제를 분석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일본을 깊이 공부하고 싶어하는 정치인과 관료는 물론 연구자, 학생, 회사원, 사업가 등에게 새 책의 일독을 권한다.

최인한 한경닷컴 이사(일본경제연구소장)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