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주모자중 홍송학, 인니 여성 용의자에 '마카오서 촬영하자' 했다"

김정남 살해 사건의 주모자인 북한 국적 남성들은 애초 사건이 발생한 2월 김정남의 가족들이 거주하는 마카오 현지로 가서 범행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남이 가족을 방문하기 위해 자주 드나드는 마카오에서 그를 살해하려 했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은 말레이시아 사법당국에 살인죄로 기소된 인도네시아 여성 시티 아이샤(25) 본인의 증언으로 밝혀졌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14일 아이샤의 변호활동을 지원하는 인도네시아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아이샤와 함께 김정남 살해 실행범으로 기소된 베트남 여성 도안 티 흐엉(29) 등 여성 2명은 북한 남성으로부터 "TV쇼 촬영을 위한 장난"이라는 꾐에 넘어가 사건에 가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샤의 증언에 따르면 사건 주모자의 한명으로 알려진 북한 외무성 소속의 홍송학(33)이 1월 하순 자신에게 "2월 9~19일 마카오에서 촬영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마카오로 갈 날이 다가오자 "프로듀서가 마카오가 아니라 쿠알라룸푸르에서 찍자고 한다"면서 장소를 바꿨다고 한다.

김정남은 2월6일 마카오에서 쿠알라룸푸르로 들어왔다.

그는 13일 마카오로 돌아가기 위해 출국수속을 밟던 중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피살됐다.

인도네시아 정부 관계자는 "마카오에서 범행을 하려고 계획하던 차에 김정남의 말레이시아 여행 일정을 입수하고 장소를 바꿨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lhy5018@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