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원·조남진 후임으로 거론…'조직부 전성시대' 촉각

북한이 오는 11일 개최하는 최고인민회의 13기 5차 회의에서 최근 해임된 것으로 알려진 김원홍 전 국가보위상 후임으로 누구를 선출할지 관심이 쏠린다.

북한 헌법 91조를 보면 최고인민회의에서는 "국무위원회 위원장의 제의에 의하여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위원들을 선거 또는 소환한다"고 되어 있다.

최고인민회의 권한을 국무위원들을 선출하거나 경질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6월 말 열린 최고인민회의 13기 4차 회의에서는 최고권력기구였던 국방위원회를 국무위원회로 바꾸면서 김정은이 위원장을 맡는 국무위원회의 구성을 발표한 바 있다.

노동당의 검열로 해임된 김원홍 전 보위상도 작년 최고인민회의에서 국무위원에 선출됐다.

2012년 4월 김정은 집권과 함께 당시 국가안전보위부장에 오르며 국방위원회 위원 타이틀까지 달았던 실세가 날개를 잃고 추락했다.

김원홍은 당 간부를 고문하고 김정은에 허위보고한 것이 들통났으며, 당 조직지도부의 보고를 받은 김정은이 격노해서 강등과 함께 연금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김원홍을 국무위원에서 정식으로 '소환'(자격 박탈)하고 후임 보위상을 지명해 국무위원으로 선출(보선)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원홍의 후임으로 국무위원에 선출될 가능성이 큰 인물로는 조용원 노동당 조직지도부 부부장과 조남진 군 총정치국 조직부국장 등이 꼽힌다.

조용원은 현재 보위성에 대한 당 조직지도부의 검열을 총지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군의 1인자인 황병서 총정치국장도 당 조직지도부 출신이란 점에서 조용원을 보위상으로 밀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9일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조용원이 신임 국가보위상인 것이 확인된다면 그야말로 당 조직지도부 출신들이 군대와 공안기관까지 장악하는 '조직부 전성시대'가 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원홍이 총정치국 조직부국장을 지내다가 국가보위상으로 승진한 사례를 보면 조남진도 같은 길을 걷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총정치국 조직부국장 출신인 박영식 인민무력상도 보위상 후보로 거론되지만, 이미 국무위원 신분인 데다 김원홍보다 국무위원 서열이 더 높다는 점에서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김정은이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을 보위상으로 깜짝 발탁할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김정일 집권 시기 국가안전보위부장을 공석으로 두었던 전례대로 이번에도 보위상은 공석으로 남기고 보위성 제1부상직을 신설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지성림 기자 yooni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