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발사 미사일 60km만 날려…'떠보기식 저강도 도발'
한·미, '북극성 2형' 판단…"미사일 기술능력 점검·미중 정상회담 고려"
북한 미사일 다종화로 기종판단 애먹어…군, 핵실험 등 추가도발 주시


북한이 5일 함경남도 신포 일대에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한 것은 오는 6~7일 열릴 예정인 미·중 정상회담을 앞둔 관심끌기용 무력시위 차원으로 분석되고 있다.

6차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전략적 도발을 감행할 것이란 예측과 달리 일단 '북극성 2형'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1발로 저강도 도발에 나선 것은 미국의 반응을 떠보기 위한 전술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정부와 군 당국은 북한이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핵실험이나 ICBM 발사 등 전략적 도발을 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 북한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북한의 추가 도발이 예상되는 만큼 북한 동향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이 이날 발사한 미사일을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북극성 2형'으로 판단했다.

북극성 2형은 지난 2월 12일 처음 발사됐으며, 한미는 이 미사일을 'KN-15'로 명명했다.

2천t급 신포 잠수함의 기지가 있는 신포에서 발사되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일 것으로 예상됐으나 지상에서 발사되어 SLBM은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

물론 비행거리가 60여㎞에 불과해 ICBM도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합참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오늘 발사한 불상의 탄도미사일은 KN-15(북극성 2형) 계열로 평가한다"면서 "대내적으로는 탄도미사일의 기술적 능력을 점검하고, 대외적으로는 미중 정상회담을 고려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미국 태평양사령부도 이날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을 KN-15 중거리탄도미사일(북극성 2형)으로 판단했다.

한미의 판단을 근거로 하면 북한은 북극성 2형 또는 이를 개량한 '북극성 3형' 미사일을 쐈을 가능성이 크다.

북한이 새로 개발한 '북극성 2형'은 단 한 번 공개적으로 발사했기 때문에 무기로서 신뢰성을 확보하려면 1~2회 추가 발사가 필요하다는 것이 군 당국의 평가이다.

그러나 2월 첫 발사 때는 500㎞를 비행했지만 이번에는 60여㎞를 날아 개량형을 테스트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여기에다 북한이 정상회담을 앞둔 중국의 체면을 고려해 고체 연료량을 조절해 일부러 60여㎞만 비행하도록 했을 가능성도 있다.

발사된 미사일은 신포에서 동해상으로 방위각 93도로 비행했으며 최대 고도는 189㎞에 달했다.

방위각과 최대 고도를 고려하면 고각 발사 형식은 아니지만, 정상적으로 비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거리가 최대 2천㎞ 이상으로 추정되는 북극성 2형의 비행거리를 의도적으로 축소했을 것이란 분석도 가능한 상황이다.

합참 관계자는 "오늘 발사된 미사일의 정상 비행과 성공 또는 실패 여부에 대해서는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미 정보당국은 최근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의 기종을 즉각 분석해내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지난달 22일 실패한 미사일도 무수단으로 추정할 뿐 정확한 평가는 아직도 나오지 않고 있다.

북한이 사거리가 비슷한 미사일을 계속 개발해 내고 있는 것도 정보당국의 분석을 어렵게 하고 있다.

사거리 1천200㎞의 노동미사일과 유사한 사거리 1천㎞의 스커드-ER, 무수단과 비슷한 북극성 2형 등의 개발 사례가 이를 말해주고 있다.

당국의 한 관계자는 "오늘 발사한 미사일은 지상의 이동식 발사차량(TEL)에서 발사됐다"면서 "어떤 기종인지는 계속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옛 소련의 SLBM인 R-27(SS-N-6)을 모방해 개발한 무수단 중거리 미사일의 성능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무수단은 최근까지 9발을 쐈으나 작년 6월 한 차례 성공한 것 빼고는 모두 발사 직후 또는 공중에서 폭발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thre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