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기소 해당하지 않아"…최순실, 10일 피고인 신문 가능

미르·K스포츠재단에 낸 삼성그룹의 출연금을 두고 최순실씨에게 직권남용·강요 혐의를 적용했던 검찰이 박근혜 전 대통령 기소 시점에 최씨의 공소장도 함께 변경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검찰은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의 직권남용·강요 혐의 재판에서 이 같은 입장을 전했다.

그동안 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며 공소장 변경에 대한 입장을 유보해왔는데, 또다시 '기소 시점'으로 최종 의견 표명 시기를 늦춘 셈이다.

박 전 대통령의 기소 시한은 이달 19일이다.

검찰은 다만 이날 "기본적으로는 이중 기소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라며 "박 전 대통령 기소와 함께 공소장 준비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의 구속 영장에서 "박 전 대통령이 직권을 남용함과 동시에 이에 두려움을 느낀 이재용으로 하여금 두 재단에 204억원을 출연하도록 해 뇌물을 공여하게 했다"고 적시했다.

재단 출연금을 '직권남용·강요의 결과이자 뇌물'로 본 것이다.

이에 따라 추후 검찰이 박 전 대통령을 기소할 때 두 가지 혐의를 모두 적용해 상상적 경합(하나의 행위가 여러 범죄를 구성)범으로 기소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검찰이 기소한 최씨의 공소사실도 변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재판부는 일단 최씨의 직권남용·강요 사건의 심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만큼 검찰 측에 입장 표명을 서둘러 달라고 재촉했다.

재판부는 오는 10일엔 이른바 '고영태 녹음파일'에서 이름이 거론된 언론사 기자 A씨를 증인으로 소환해 신문하기로 했다.

파일에서 류상영 전 더운트 부장은 고씨 측근 김수현 전 고원기획 대표에게 A씨 이름을 거론하며 "네가 양날의 칼을 쥐고 있다", "줄 수 있는 환경을 조금만 기다려 보자"고 말한다.

최씨는 이 같은 대목을 근거로 고씨 일행이 사태를 부풀려 폭로하고 미르·K재단을 장악해 이권을 챙기려 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같은 날 김창근 전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도 증인으로 소환하기로 했다.

다만 김 전 의장이 이날 재판에도 나오지 않으면 최씨의 피고인 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강애란 기자 s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