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남경필과 오찬…"앙금 싹 걷었다" 협력 다짐
劉 "여러 좋은 조언 들었다"…南 "선거법 안에서 최대한 돕겠다"

바른정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양보 없는 대결을 벌였던 유승민 후보와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31일 만나 협력을 다짐했다.

유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남 지사를 만나 앞으로 선거 과정에서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유 후보와 남 지사는 토론회에서 날 선 설전을 벌이는 등 경선에서 치열하게 맞붙었다.

유 후보는 '경선 이후 남은 앙금이 없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전혀 없다"고 했고, 남 지사도 "요만큼 있었던 것 오늘 다 얘기해서 싹 걷어냈다"고 밝혔다.

남 지사는 지난 28일 유 후보 선출 직후 "유 후보가 승리할 수 있도록 열심히 돕겠다"고 밝혔고, 다음 날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에서는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며 유 후보를 등에 업기도 했다.

유 후보도 바른정당이 당원수가 5만명에 못 미치는 '미니 정당'이다 보니 현역 도지사로 인지도가 있는 남 지사의 지원이 큰 힘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유 후보는 "내가 수원에 가서 남 지사가 시간 되면 판교 같은 데에 가볼까 했는데 오늘 새벽에 (박 전 대통령이) 구속돼서 연락도 따로 못 드렸다"고 밝혔다.

남 지사는 "법원 판단을 존중해야 하는 일인데 마음이 안 좋더라"고 했고, 유 후보는 "마음 안 좋은 것을 저쪽에서 알려나 모르는데"라고 말했다.

유 후보는 남 지사에게 "선대위 참여는 안 되느냐"고 묻는 등 도움을 요청했다.

남 지사는 오찬 이후 "도지사로서의 한계는 있지만, 선거법이 허용하는 한 최대한 열과 성을 다해서 돕겠다"고 밝혔다.

유 후보도 "남 지사가 무조건 뭐든지 도와주기로 했다"며 "남 지사로부터 여러 가지 어드바이스(조언)와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양측은 남 지사가 유 후보를 합법적으로 지원할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지만, 일단 선대위 참여는 쉽지 않아 보인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015년 11월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공동지도체제'를 제안한 것과 관련해 지자체장이 당 대표나 최고위원, 비상대책위원장 등 정당의 지도부에는 참여할 수 있지만, 선거대책기구의 위원장이나 위원으로 활동하는 것은 공직선거법 위반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류미나 기자 blue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