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지역의 ‘전략적 선택’이 민주당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다. 역대 민주당 경선 결과를 보면 호남에서 승리한 후보가 예외없이 대선후보가 됐다. 2002년 노무현 후보, 2007년 정동영 후보, 2012년 문재인 후보가 모두 호남에서 1위를 한 뒤 최종 경선에서 승리해 대선에 나섰다.

노무현·이인제 후보가 맞붙은 2002년 새천년민주당 경선은 호남의 절대적인 영향력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이 후보는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을 중심으로 한 옛 동교동계의 조직적 지원을 받으면서 경선 승리가 확실시됐다. 반면 노 후보는 경선 초반 지지율이 한 자릿수에 머무르는 군소 후보에 불과했다. 그러나 노 후보는 광주 국민경선에서 이 후보를 누르고 38.0% 지지를 받으며 ‘이인제 대세론’을 무너뜨렸다. 이후 노 후보는 이 후보의 지역적 기반인 대전·충청에서만 패하고 전북을 포함한 그 외 지역에서 모두 승리했다. 호남에서의 승리가 대통령에 오르는 발판이 된 셈이다.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경선에서는 광주·전남 경선에서 승리한 정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보인 손학규 후보를 꺾고 대선후보가 됐다. 한나라당을 탈당한 뒤 민심에서 우위를 보인 손 후보는 본경선 여론조사 반영 비율을 50%로 하자고 주장했지만 정 후보가 반대하면서 당은 최종 여론조사 반영 비율을 10%로 정했다. 그 결과 정 후보는 광주·전남 경선에서 2만6065표를 얻어 1만9906표를 얻은 손 후보를 따돌리고 대선 진출권을 따냈다.

2012년에는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한 문재인 후보가 전북에서 37.54% 득표율로 이 지역 출신인 정세균 후보를 누르고 1위를 기록하면서 승기를 잡았다. 문 후보는 이후 광주·전남 경선에서도 48.46% 지지율로 승리, 결선투표 없이 대선 본선에 진출했다.

호남 경선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결과를 좌우하는 현상은 이번 경선에서도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번은 첫 경선지가 호남이라서 다른 지역 민심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