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5도 특별경비단 창단 앞두고 인천 앞바다서 나포 훈련

"상황실! 여기는 헬기. 해상 순찰 중 불법조업 중인 중국어선 100여 척 확인. 현재 어망을 끌며 조업 중. 중국어선 위치 북위 37도 42분. 동경 125도 35분"

상공에서 최대 167노트까지 속도를 내는 해경 헬기가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 남서방 6해리 해상에서 불법조업 중인 중국어선을 포착했다.

헬기로부터 상황을 전파받은 선임함장은 특수진압대에 긴급출동 명령을 내리고 501·502함 등 경비함정 2척에도 현장 지원을 요청했다.

그 사이 고속 방탄정 6대도 중국어선 나포와 도주로 차단을 위해 최대 40노트의 고속기동으로 연평도 해역을 향해 출동했다.

"한국해역이 우리 해역보다 고기가 많아. 날씨도 좋으니 오늘 고기 다 쓸어가자. 한국 해경이 잡으러 올지 모르니 도망갈 준비도 해놓고"

중국인 선원들은 어선에서 서로 키득거리며 우리 어장의 꽃게와 까나리를 모두 쓸어갈 준비를 했다.

그러나 해경 고속 방탄정이 접근하자 중국어선에선 웃음소리가 사라졌다.

중국선원들은 LPG 가스통에 불을 붙여 나포 작전을 위해 접근하는 해경을 위협했다.

해경은 중국어선 좌우 양측에 설치한 쇠창살 탓에 고속 방탄정을 옆에 붙이기도 힘든 상황이었다.

중국선원들은 LPG 가스통 외 미리 준비해 둔 돌멩이와 쇳덩이를 집어 던지며 극렬하게 저항했다.

흉기를 휘두르기까지 했다.

중국선원들에게 공포감을 주고 시력을 약화하는 섬광 폭음탄 3발이 연달아 터졌지만, 저항은 그칠 줄 몰랐다.

"단속대원 2명 해상추락. 조타실, 여기는 단정. 넘버투 단정 이용해 인명 구조하겠음"
무전으로 긴급상황이 전파됐다.

작전을 지휘하는 선임함장은 "인명구조에 투입된 고속 단정 외 나머지 단정은 해경 대원에게 폭력을 쓴 중국어선을 끝까지 추적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고속 방탄정 여러 척이 중국어선의 도주로를 일제히 차단했고 곧이어 경비함정이 직접 붙어 중국어선을 나포했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북쪽으로 달아나던 나머지 중국어선도 해경이 선미를 밀어 강제로 방향을 전환하는 작전에 곧 나포됐다.

해경 대원들은 3개 조로 나눠 중국어선에 올라타 선원들을 격투 끝에 제압하고 조타실마저 장악한 뒤 기관장치를 정지시켰다.

중부해양경비안전본부 서해5도 특별경비단은 창단을 앞둔 23일 인천 해경전용부두 인근 해상에서 해군과 합동으로 불법조업 외국어선 단속을 위한 첫 시범훈련을 했다.

이날 훈련은 서해 NLL 인근 해상에서 중국어선 100여 척이 불법조업을 하는 상황을 가정해 1시간가량 진행됐다.

해경 경비함정 9척, 고속 단정 6대, 헬기 1대, 해군 고속정 2척, 민간어선 3척 등이 투입됐으며 해경 대원 등 350여 명도 참여했다.

불법조업 중국어선 단속을 전담할 서해5도 특별경비단은 내달 4일 창단 예정이다.

총경급 간부가 단장을 맡고 경비함 9척과 고속 방탄정 3척 등을 투입해 서해5도 해상 치안을 맡는다.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