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31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모습. 야당이 추가경정예산안을 처리한 데 대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항의로 정회되면서 청문회장이 비어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8월31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모습. 야당이 추가경정예산안을 처리한 데 대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항의로 정회되면서 청문회장이 비어 있다. 연합뉴스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인사실무를 맡았던 한 인사는 13일 “개각 때 적임자라고 생각해 당사자 의사를 타진하면 청문회에서 사생활이 공개되는 것이 싫다며 거절하기 일쑤여서 후보자 예비리스트에서 7, 8순위까지 내려가 낙점되는 사례도 있었다”고 말했다. “청문회에서 망가지기 싫다”며 손사래를 치는 인사들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국회 인사청문회는 2000년 시행된 이후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청문회가 능력 검증보다 마녀사냥식 후보 신상털기로 변질되면서 인재 등용을 막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청문회 도입 당시 국무총리와 감사원장, 대법관, 헌법재판소장을 대상으로 시행하다가 2005년부터 모든 국무위원으로 확대됐다. 공직 후보자의 국가관과 도덕성, 직무 수행능력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하지만 정책적 검증에 집중하기보다 배우자의 초등학교 생활기록부까지 요청하는 등 가족들의 신변잡기까지 들추면서 논란을 빚었다.

지난 19대 국회에서 여야는 각기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청문회 제도 개선 방안을 모색했다. 40여개의 관련 법안이 제출됐다. 미국처럼 인사 청문 과정을 도덕성 검증과 정책 검증으로 이원화하고 후보자와 배우자, 직계존비속 사생활 사항은 비공개로 하는 방안이 다수였다.

이 법안들은 다른 쟁점법안보다 후순위로 밀려 논의에 진전이 없었다. 지난해 19대 국회가 끝나면서 법안들은 자동폐기됐다. 윤한홍 자유한국당 의원은 최근 사생활 검증은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는 내용의 ‘인사청문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홍영식 선임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