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은 AI 대책회의, 李는 K리그 개막식에…'동분서주'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주자로서 선두인 문재인 전 대표를 뒤쫓고 있는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은 1분1초가 아쉽다.

'문재인 대세론'을 깨고 지지율을 끌어 올리려면 발품을 팔아 한 곳이라도 더 찾아 얼굴을 알려야 하지만 형편이 녹록지 않다.

대선 주자이기 전에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 경선 중간에 틈틈이 도정과 시정을 챙겨야 하기 때문이다.

안 지사는 3·1절에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리는 촛불집회에 참석하려다가 뒤늦게 이 일정을 취소했다.

충남 홍성 등에서 잇따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해 이동중지명령이 확대돼 AI 관련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간 탓이다.

안 지사는 이날 충남도청 상황실에서 AI 방역 추진 상황을 보고받고 철새 이동 경로 인근농장 특별관리 등을 주문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4일 K리그 챌린지 성남FC 개막전이 열리는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을 찾았다.

대선주자 행보로는 매우 이례적이다.

이 시장은 모기업이 없는 시민구단인 성남FC 구단주로, 구단을 향한 그의 애정은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익히 유명하다.

이 시장은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내고 "사드배치로 한중관계가 냉각되는 가운데 동북아 긴장완화와 평화조성에 축구는 유용한 수단이 될 것"이라고 밝혀 대선주자로서의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안 지사와 이 시장이 지역 현안을 등한시할 수 없는 이유는 지자체 행정에 공백이 생겼을 때 지역의 부정적인 여론이 대선 지지율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애초 대선레이스에 뛰어들 때부터 어느 정도 불리한 조건을 각오했다고 볼 수 있다.

몸이 두세 개여도 아쉬울 만한 상황이지만 안 지사와 이 시장 측은 지금까지는 시간을 쪼개 쓰며 슬기롭게 대처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이동 중인 차 안에서 전자결재를 하거나 동선을 짤 때 잠시라도 도정·시정을 보고받을 수 있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지사 측 관계자는 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도지사로서 업무가 시작되기 전후인 새벽과 저녁에 경선 관련 일정을 소화하기도 했다"며 "도지사와 정치인의 역할이 충돌할 때는 도지사의 업무를 충실히 한다"라고 말했다.

이 시장 측 관계자는 "대선 출마 선언, 군부대 방문 등을 성남에서 하는 등 가능할 때는 동선을 최소화해서 시정을 챙길 시간을 만든다"며 "전국을 누비는 중에도 일정 조율이 잘 돼 시정에 공백이 생긴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박경준 기자 kj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