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정상회담 개최와 맞물린 틸러슨 방중 협의 주목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의 한중일 3국 순방이 날로 거세지는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에 제동장치 역할을 할지 관심을 모은다.

교도통신은 4일 틸러슨 장관이 이달 후반 한국과 중국, 일본을 순방한다고 외교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한국과 더불어 사드의 당사국인 미국 최고위 외교관이 중국에 가면 사드 보복 중단을 강하게 요구할 것이라는 기대가 존재한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 전문가는 4일 "중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미국"이라며 "미국이 틸러슨의 방중때 중국에 보복 조치 중단을 강하게 요구한다면 한국 입장에서는 상황을 돌파하는 데 촉진제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정부는 중국의 대 한국 사드 보복에 대해 최근 "사드는 명백하고 무모하며 불법적인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신중하고 제한된 자위 방어적 조치"라면서 "이를 비판하거나 자위적 방위조치를 포기하라고 한국에 압력을 가하는 것은 비이성적이고 부적절하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특히 틸러슨의 중국 방문은 '4월 개최설'이 제기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 사이의 첫 정상회담 성사와 직결되는 문제라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트럼프 행정부와의 첫 단추를 끼우는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것은 현단계 중국의 최우선 외교 어젠다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런만큼 틸러슨 장관이 중국 측에 '사드 보복' 중단을 강하게 요구할 경우 최소한 중국이 일축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외교담당 국무위원(부총리급)과 왕이(王毅) 외교부장 등을 만날 틸러슨 장관은 또 북한의 핵무장 의지를 꺾기 위한 중국의 영향력 행사도 강하게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틸러슨 장관은 지난달 17일 독일 본에서 열린 왕 부장과의 미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북한의 추가 도발을 저지하기 위해 가용한 모든 수단을 사용하라고 중국에 촉구한 바 있다.

틸러슨의 대 중국 압박은 김일성 생일(4월 15일, 태양절), 인민군 창건 85돌(4월25일) 등을 계기로 북한이 4월 중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나 제6차 핵실험에 나설지 여부에도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외교가는 보고 있다.

중국 정부가 최근 리길성 북한 외무성 부상을 초청해 융숭한 대접을 함으로써 김정남 사건으로 지탄받는 북한의 체면을 세워준 데는 대미외교에서 중국을 곤란하게 만들 '도발'에 나서지 말라고 '단속'하는 의미도 있었던 것으로 소식통들은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사드 보복과 북한발 위협이라는 난제를 타개할 마땅한 독자(獨自) 카드를 갖고 있지 않은 우리 정부로서는 틸러슨의 동북아 방문을 앞두고 대미 외교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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