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호 국가정보원장(가운데)이 27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최근 발생한 ‘김정남 암살’ 사건에 관한 내용 등을 보고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진섭 1차장, 이철우 원장, 최윤수 2차장. 연합뉴스
이병호 국가정보원장(가운데)이 27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최근 발생한 ‘김정남 암살’ 사건에 관한 내용 등을 보고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진섭 1차장, 이철우 원장, 최윤수 2차장. 연합뉴스
국가정보원은 27일 김정남 독살사건을 북한 국가안전보위성과 외무성이 주도한 국가 테러 사건으로 규정했다. 이철우 국회 정보위원장은 이날 전체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국정원이 이같이 보고했다고 전했다.

이 위원장은 “용의자 8명 중 4명이 보위성 출신이고, 실제 행동으로 옮긴 두 사람은 외무성 소속”이라고 말했다. 정보위 간사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정은에 의해 조직적으로 전개된 국가 테러임이 명백하다”며 “2개 암살조와 지원조가 동원됐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2개 조는 별도로 활동하다 말레이시아에서 합류해 14일 암살을 시도했다”며 “지원조는 말레이시아 주재관인 현광성 등 4명으로 김정남을 추적하는 등의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보위성은 우리 국정원과 성격이 같은 기관”이라며 “북한 일반 주민들은 아직 김정남의 존재를 모르지만 그가 김정일의 장남이란 사실이 서서히 전파되고 있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또 북한의 체제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김원홍 전 국가보위상이 허위 보고 혐의로 현재 연금 상태”라며 “보위성 부상급 등 간부 5명 이상이 고사총으로 총살됐고 추가 처형 가능성도 있다고 국정원이 보고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북한 체제를 비방하는 낙서가 직장과 학교에서 발견되고 우상화물 훼손이 빈발하고 있다”며 “국정원은 북한의 시장화 수준이 40% 정도로 헝가리 폴란드 등의 체제 전환 직후와 유사한 수준이고 종합시장은 439개소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김정은이 보위성의 허위보고에 격노했다”며 “김정은이 ‘너희들은 김정일 동상을 섬길 정도가 안 된다’고 해 동상을 다른 곳으로 옮겼다”고 전했다.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은 “중국의 북한산 석탄 수입 중단 조치로 7억8000만달러 손실과 30여만명의 고용 감소가 예상된다”며 “국내총생산(GDP)이 2.5% 감소하는 영향이 예상된다고 보고받았다”고 전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