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장 박사 주장…"김설송이 김정남 살해지시 내렸을 수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 누나인 김설송(44)이 북한의 주요 정책 결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정은의 영향력이 지난해 제7차 노동당 대회를 정점으로 쇠퇴하는 경향이 있으며, 향후 김정은의 실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23일 서울 종로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세종 프레스포럼 플러스'에서 "신뢰할만한 대북 소식통에 의한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설송은 김정일과 그의 둘째 부인인 김영숙 사이에서 태어나 김정일의 첫째 부인 성혜림의 아들인 김정남과 셋째 부인 고용희의 아들인 김정은과 이복(異腹)이다.

김설송의 활동이 외부에 공개된 적은 없다.

다만, 여성이라는 점에서 권력 구도에서 배제됐다는 관측과 상당한 실권이 있다는 설이 엇갈렸다.

정 실장은 "김정은에 대한 대안 세력이 성장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김설송이 최근 수년간 김정은 측근 세력을 자기편으로 만듦으로써 주요 정책 결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그 결과 북한 간부들 사이에서는 모든 일이 김설송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고 정 실장은 설명했다.

정 실장은 "올해 김정은 최측근 인사인 김원홍 국가보위상이 해임되면서 파워 엘리트에 대한 김정은의 장악력이 약화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2016년 5월 제7차 노동당 대회 개최를 계기로 정점에 달했던 김정은의 영향력은 이후 쇠퇴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가까운 미래에 김정은이 실각할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김정은의 실각이 북한의 급변사태와 통일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이 실각하고 개혁적인 정권이 출범한다면 북한 비핵화 논의는 진전될 수 있을 것"이라며 "북핵 문제와 남북관계를 진전시키기 위한 전략을 미리 수립해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이와 관련, 정 실장은 연합뉴스에 "김설송 영향력이 축소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욱 놀라울 정도로 확대됐다는 말이 복수의 소식통에게 나왔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베일에 가려진 부분이 하나하나 드러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 "이번 김정남 살해도 김정은이 직접 지시를 내린 것이 아니라 김정은 가족의 일원이 지시를 내린 것이라는 말이 있다"며 이 경우 그 인물은 김설송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분석했다.

정 실장은 "김정남과 김정남 가족에게 소환 명령을 내렸는데, 이에 불응하면서 결국 제거하는 것으로 결정을 내렸다"며 "김정남이 불응하면서 망명할 가능성을 우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은 지난 16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과 관련해 "그다음 타깃은 김설송"이라고 말했다.

하 의원은 "김정은 가계나 권력 내 비밀을 많이 알고 있어서 김설송이 북한 내에서 1호 숙청대상이지 않을까 싶다"는 주장을 폈다.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홍국기 기자 redfla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