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은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의 '독살' 사건을 지난 주말부터 대북확성기를 통해 북한에 전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21일 "지난주 말부터 김정남의 독극물 암살 사실을 대북확성기를 통해 군사분계선(MDL)에서 가까운 지역의 북한 주민과 북한 군부대에서 청취할 수 있도록 내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김정남이 말레이시아에서 정찰총국 요원으로 추정되는 북한인들의 지휘 아래 암살됐으며, 이복동생 김정은의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는 내용을 방송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이 유일한 '백두혈통'임을 방송 내용에 포함시킴에 따라 이 내용은 북한 주민과 군인들의 '입소문'으로 북한 사회에 빠르게 전파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군은 김정남의 암살 방송 내용을 북한 주민과 군부대에서 제대로 청취하지 못하도록 대남 대응 확성기방송 출력을 일부 높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정남의 암살 소식은 지난해 확보된 신형 고정식 확성기 24대와 기존에 가동해온 고정식 10여 대를 통해 송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엎서 국방부는 전날 국회 국방위원회에 대한 보고자료에서 "장성택 처형 이후 이복형인 김정남까지 살해한 김정은의 반인륜적 잔학성에 대해 군 정신교육 소재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정남 암살의 배후에 김정은 정권이 있다는 점이 분명해짐에 따라 최전방지역에 설치된 대북확성기를 통해 이를 방송한 데 이어 우리 군 장병에게도 정신교육 소재로도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thre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