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희망준다면 어려움 마다않겠다"…대선출마 열어둬
항소심 무죄선고후 기자회견…"국가·국민 위해 분골쇄신하겠다"
대선출마 질문엔 "지금 말하긴 성급하다"…"양아치 친박" 맹비난


자유한국당의 대선 잠룡으로 분류되는 홍준표 경남지사는 16일 "절망과 무력감에 빠진 국민에게 희망을 드릴 수 있다면 저는 어떤 어려움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홍 지사는 이날 자신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한 항소심 무죄 선고가 난 뒤 여의도 서울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란대치(大亂大治)의 지혜를 발휘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국가와 국민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당내에서는 홍 지사가 무죄를 선고받을 경우 대선전에 뛰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홍 지사의 이날 발언은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그는 대선 출마를 묻는 말에 "지금 대선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성급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즉답을 피했다.

'탄핵 이후에 출마할 것이냐'는 질문에도 "그 때 가서 이야기하겠다"고만 대답했다.

그러면서 "지금 대선 주자들을 보면 슬롯머신 앞에서 10센트를 넣고 100만 달러를 기대하는 모습"이라며 "대란대치를 할 지혜가 있는 사람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무죄 선고에 대해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으로 실추된 저의 명예를 되찾았다"며 "맑은 눈으로 재판해준 항소심 재판부에 거듭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돼 재판을 받는 것이 친박의 정치적 음모에 당한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친박을 '양박(양아치같은 친박)'이라고 지칭하며 거친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성완종 사건의 본질은 2012년 일부 친박(친박근혜)의 대선자금 문제"라며 "내 사건을 만들어야, 친박 일부의 대선자금이 묻힌다"며 친박계의 비리를 덮기 위해 자신을 '정치적 희생양'으로 삼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성완종이 검찰 조사를 받으러 갔을 때 검사가 친이(친이명박)계 실세를 불면 불구속하겠다고 했다 한다"며 "검찰과 딜(deal)할 것을 찾다보니 홍준표를 찍었다.

홍준표는 친박도 아니고 청와대에 부담도 없을테니 찍자 그랬다는 것"이라며 일부 '양박'과 청와대 민정이 주도했다고 성토했다.

또 "이념도 없이 그냥 국회의원 한 번 해보려고 '박근혜 치맛자락'을 잡고 있던 사람이 친박 아니냐"며 "친노는 이념으로 뭉쳤기 때문에 부활할 수 있지만 친박은 궤멸할 것이라고 진작부터 그렇게 봤다"고 비판했다.

그는 바른정당으로의 탈당 가능성 질문에 "지금 대답할 성질은 아니다"라면서도 "'박근혜 사당'이라면 진작 짐을 쌌겠지만 한국당은 우파 진영의 본산이고 '박근혜 사당'이 아니기 때문에 쉽게 떠나기 어렵다"고 부정적으로 대답했다.

다만 "바른정당이 갈라선 배경은 '양박'과 당의 주도권 다툼이었다"며 "이 문제가 해소되면 양당이 같은 길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원권 정지상태를 풀어달라고 요청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당에서) 알아서 하겠죠"라면서도 "국민의당도 (무죄가 선고되니) 바로 풀어주지 않느냐. 당에서 지도부가 그렇게 하리라 본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김승욱 기자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