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용 경북지사 외곽조직 ‘용포럼’출범... 대선 출정식 방불케 해
14일 김관용 경상북도지사의 팬클럽 성격의 모임인‘용포럼’이 창립대회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대회가 열린 대구 엑스코 오디트리움 홀에는 좌석의 두 배가 넘는 3000여명이 참석해 행사 내내 열띤 분위기를 이어갔다.

이 자리에서 김관용 경북지사는“꼴머슴으로 팔려갈 뻔했던 흙수저가 교사에서 출발해 행정고시로 병무청, 국세청, 청와대를 거쳐 민선 6선에 이르게 된 것은 시도민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리고“4반세기를 명분과 구호보다는 실용과 실천으로 자치현장에서 시도민과 함께하면서, 35년 끌어 온 도청이전을 완수하는 등 도민과의 약속을 지키는데 혼신을 다해왔다”고 자평했다.

이어 김 지사는“지방현장에서 일만 잘하면 잘될 걸로 알았던 나라가 안타깝게도 절망에 빠지고 말았다”며,“한반도를 둘러싼 한・중・일이 패권을 잡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데도 태극기 민심과 촛불민심으로 사분오열된 대한민국으로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말로 시국을 진단했다.

김 지사는“대선보다는 국가운영 시스템을 대개조하는 개헌이 더 시급하다”며, “개헌은 시간이 문제가 아니라, 의지의 문제다. 87년 헌법은 40일 만에 개정 절차를 마무리했다. 앞으로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개헌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하고, 3년으로 임기를 단축해서 개헌하겠다는 약속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김관용 경북지사 외곽조직 ‘용포럼’출범... 대선 출정식 방불케 해
그는 “이제 산업화와 민주화를 넘어 분권화로 가야하고, 산업화 과정에서 잘못 잉태된 정경유착, 민주화 과정에서 형식적 민주주의에 집착하다 보니 생겨난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을 분권으로 끊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분권과 협치의 틀을 만들고, 대통령에서 내각으로, 중앙에서 지방으로,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권력과 권한을 분산시켜야 성장도 가능하고 분배도 된다”며 분권을 시대적 과제로 규정하고, 분권개헌과 분권성장을 차기 대선의 프레임으로 제시했다.

김 지사는 안보에 대해서도 강한 주장을 내놨다. 그는 “북핵이 바로 코앞에 있는데도 대안 없이 인기에 영합해‘사드’배치를 둘러싸고 밥 먹듯이 말 바꾸기하고, 미국보다 북한 김정은을 먼저 만나겠다는 그런 사람을 지도자로 내세울 수는 없지 않느냐”면서,“남북이 대치된 상황에서 안보보다 더 중요한 가치는 없다. 사드배치는 명백하고 실존하는 북한 핵 위협으로부터 나라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자위권적 수단이다”이라며 사드배치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김 지사는 이날 이례적으로 대통령 탄핵에 대해서도 입장을 내놨다. “대통령 탄핵은 법치주의 질서에 맞게 진행돼야 하며, 촛불로 헌재를 압박하는 헌법질서 문란 행위는 용납돼선 안된다”며 우회적으로 탄핵에 대한 반대 입장을 내비쳤다.

그리고 그는 “그동안 역사발전의 중심에 서서 나라발전을 이끌어 왔던 대구경북은 사드, 원전과 같이 어려운 일만 감당하면서 묵묵히 참아왔다. 그러나 이제 대구경북이 나서야 한다. 대구경북에서부터 변화의 동력을 만들어 새로운 대한민국을 다시 세워야 한다”며, “그 변화의 중심에 서서 한 몸 불사르겠다”며 대권 도전 의사를 우회적으로 나타냈다.

한편, 이날 출범한 용포럼의 7만 회원을 대표하는 초대 중앙회장에는 벤처기업인 ㈜나노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신동우(60년생)씨가 선출됐다. 신 회장은 한국과학기술원에서 공학석사,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공학박사를 취득하고, 독일 막스프랑크와 일본 국립무기재질연구소 연구원 등을 거친 과학자 출신으로, 상주에서 신소재 제조기업인 ㈜나노를 경영하고 있다.

신 회장은 이날 취임 인사에서 “용포럼은 시대의 중심에 서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 가는데 앞장 설 것”이라며 “앞으로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고 보수의 가치를 바로세우기 위해 외형을 확장하는 동시에 포럼, 세미나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용포럼에는 대구경북 자유한국당 출신 국회의원과 시장군수 등이 대거 참여해 김 지사의 행보에 힘을 보탰다. 또한, 가수 태진아가 부른 용포럼 주제가‘용용걸스’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