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전 국회의장 (오른쪽부터)과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이 15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만나  손을 맞잡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화 전 국회의장 (오른쪽부터)과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이 15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만나 손을 맞잡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 정의화 전 국회의장이 15일 만나 ‘분권형 개헌’에 공감대를 이뤘다. 개헌을 고리로 정치권의 제3지대 논의가 되살아날지 주목된다.

김 전 대표와 김 의원, 정 전 의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났다. 만남은 정 전 의장이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탄핵 정국에 따른 사회 갈등과 불안정한 대선 정국에 대해 고민을 같이했다”며 “우리나라의 미래를 생각하면 분권형 개헌이 가장 중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김 전 대표는 “우리나라가 직면하고 있는 전반적인 정치 상황에 대해 우려하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이 옳은지 얘기했다”며 “대한민국 사회가 정치와 경제 분야에서 어떻게 쇄신할 것이냐의 측면에서 개헌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헌 분위기가 시들해진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국회 개헌특위가 열심히 가동되고 있다”고 했다. 세 사람은 김 전 대표의 독일 뮌헨 안보회의 출장(16일부터 21일까지) 후 다시 만나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대표적 개헌론자인 세 사람의 만남으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불출마 선언 이후 시들해진 ‘제3지대’ 논의가 재점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가 대선 전 개헌에 소극적이지만 정계개편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정병국 바른정당 대표는 이날 “문 전 대표를 제외한 개헌 찬성 세력들과 자연스럽게 연대할 수 있다”며 “국민의당과의 합당은 어렵지만 대선 후보 단일화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도 중도 보수진영과의 연대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하지 않고 있다.

김 전 대표는 당내 비주류 의원 20여명과의 만찬에 이어 3선 이상 중진과도 회동하는 등 심상치 않은 움직임으로 탈당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물론 민주당에 남아 안희정 충남지사를 지원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김 전 대표가) 처음부터 탈당할 생각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며 “독일에 다녀와서 우리 사회에 어떻게 기여할지 고민하겠지만, 극단적 선택(탈당)을 할 분은 아니니 지켜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지난 14일 만찬 회동에서 “‘안 지사에게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초기 모습이 보이고, 문 전 대표에게는 노 전 대통령의 말기 모습이 보인다’는 얘기를 젊은이들이 한다고 들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 원내대표는 “안희정 지지 선언”이라고 평가하며 “다만 그런 말을 했다고 해서 바로 (안 지사를) 돕는다고 해석하는 것은 지나친 것 같다”고 말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