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대첩 이은 중원 쟁탈전

야권의 심장부인 호남에서 한바탕 붙었던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이번에는 중원에서 대격돌한다.

선거 때마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왔으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불출마로 안갯속이 된 충청 표심을 잡기 위한 쟁탈전인 셈이다.

문 전 대표와 안 전 대표가 안 지사의 '안방'이기도 한 충청에 출격하고, 홈그라운드에서 아직 문 전 대표의 지지율에 밀리는 안 지사는 '충청 대망론'을 띄우며 문 전 대표를 따라잡겠다고 맹추격전에 나설 예정이다.

충청 지역은 호남에 이은 민주당의 2차 경선지로, 초반부 승기를 가를 수 있다는 전략적 요충지라는 점에서도 경선주자들에게 절대 놓칠 수 없는 승부처이다.

문 전 대표는 14일 오전 서울 프레센터에서 열린 자문단 '10년의 힘 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한 뒤 오후 세종시로 이동, 정부 세종컨벤션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리는 국가균형발전 선언 13주년 기념식에 참석한다.

그는 참여정부 국토 균형발전정책의 상징인 이 곳에서 '균형발전'에 대한 철학을 거듭 밝힐 예정이다.

경선 최대 경쟁자인 안 지사의 근거지인 충청 지역을 일주일 만에 재방문하는 것이다.

안 지사를 견제하는 동시에 대세론을 확산하겠다는 포석도 엿보인다.

안 전 대표도 1박2일의 호남 방문 일정을 마치고 이날 오후 대전으로 이동, 16일까지 충청 방문 일정을 이어간다.

그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서 '4차 산업혁명과 우리의 미래'를 주제로 특강을 하고 저녁은 대전지식인네트워크와 함께한 뒤 15일 충북을 거쳐 16일 안 지사의 '근무지'인 충남 홍성의 충남도청에서 지역기자간담회를 갖는다.

이어 세종시 일정을 끝으로 상경한다.

'호남·충청 강행군'을 통해 안 지사에게 뺏긴 중도표를 회복, '문재인 대 안철수' 구도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안 지사는 15일 여의도 63빌딩 그랜드볼룸에서 열리는 충청향우회 신년하례회에 참석, 축사를 한 뒤 17일에는 반 전 총장의 중도하차로 '무주공산'이 된 충북을 방문한다.

정치적 중원이자 자신의 '베이스캠프'격인 충청에서 견고한 지지세를 다져놓고 이를 야권의 전통적 텃밭인 호남과 연계함으로써 시너지를 효과를 일으키는 '쌍끌이' 전략으로 대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지난달 24일 대전을 방문했으며, 충청 방문 일정을 내부적으로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서혜림 박수윤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