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정부 NSC 밀도있게 진행 안돼…비선 때문 짐작"
"'통일은 대박'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처음 들어"

박근혜 정부 초대 통일부 장관을 역임한 류길재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9일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결정하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밀도 있게 진행되지 않았고 이는 비선이 있었기 때문으로 짐작한다며 현 정부의 정책 결정 방식을 비판하고, 가동이 전면 중단된 개성공단은 다시 열어야 한다는 소신을 피력했다.

류 교수는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우리 정부에서의 정책 결정 과정에는 여러 가지로 상당히 좀 공백이 좀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실제로 외교, 안보, 통일, 대북정책 같은 경우에는 NSC에서 결정을 하게 된다"며 "NSC에서 결정을 해서 논의한 다음에 결정하게 돼 있는데 그런 과정들이 좀 더 밀도 있게 진행이 안 됐다"고 전했다.

류 교수는 '그것도 복기해 보면 비선이 있었기 때문에 거기서 뭔가 뚝딱 내려왔던 건 아닌가 생각하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글쎄, 뭐 그렇게 짐작을 하는 것"이라며 "만약 제가 알았더라면 더욱더 집요하게 얘기를 하고 설득하려는 그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그는 "'통일은 대박이다'라는 (대통령의) 말씀을 기자회견을 하는 자리에서 저도 처음으로 들었다"며 "그리고 그 후에도 한 번도 청와대에서 저한테 또는 통일부에 '통일은 대박이다'라는 말씀은 어떤 취지에서 나온 말씀이라는 얘기를 제가 들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류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이 2014년 3월 독일 드레스덴 연설문을 통해 '통일대박론'을 주창했던 당시 통일부 장관이었다.

그는 개성공단에 대해서도 2013년 4월 공단 가동 일시 중단 때의 남북협상을 거론하면서 "대한민국 역대 정부들이 유지해왔다"며 "저는 유지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류 교수는 '개성공단을 (지금)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추가 질문에 "저는 열어야 한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는 "우리 사회는 소위 보수와 진보의 견해가 특히 대북정책을 놓고 상당히 많이 갈라지지 않느냐"며 "그렇기 때문에 어느 진영이든지 간에 다른 진영을 설득할 수 있는 그런 논리를 가지고 정책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내가 가진 생각만 가지고 정책을 취해버린다.

그러니까 정권이 바뀌면 정책들이 왔다 갔다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