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심판 5차 변론에서 증인으로 소환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로 불리며 '국정 농단'의 핵심으로 지목되는 최순실(61)씨가 16일 오전 헌법재판소에 출석했다.

오전 9시 30분께 호송차를 타고 나타난 최씨는 수의 대신 사복 차림이었다.

검은색 패딩 점퍼에 바지를 입었고 뿔테 안경과 흰색 마스크를 써 표정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최씨가 등장하자 취재진은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돼야 한다고 생각하느냐', '삼성 뇌물 혐의 인정하느냐', '청와대 매주 출입했느냐' 등의 질문을 반복했지만 최씨는 고개를 숙인 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이 자리에는 최씨의 증인 소환을 취재하기 위해 취재진 100여명이 몰렸다.

최씨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답변을 독촉하려 몇몇 취재진이 앞으로 나서다가 넘어지는 등 소동도 벌어졌다.

헌재는 이날 오전 10시 헌재 1층 대심판정에서 박한철 헌재 소장 등 헌법재판관 9명과 최씨가 참여한 가운데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을 열어 증인으로 소환한 최씨의 증언을 듣는다.

헌재는 최씨 신문을 마친 후 오후 2시부터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을 불러 그가 개입한 재단 강제모금 등 사태 전말을 캐묻는다.

최씨는 애초 이달 10일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에 소환됐으나 하루 전 딸의 형사소추 가능성과 특검수사·형사재판 등을 들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헌재가 재소환 방침을 밝히고 다시 출석하지 않을 시엔 강제 구인에 나서겠다고 예고하자 심판정에 출석하겠다고 방침을 바꿨다.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srch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