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선에서도 제3지대론이 힘을 받고 있다. 제1, 2정당이 아니라 제3지대에서 대선을 도모하는 주자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등이 있다. 안철수 의원도 국민의당이라는 배경이 있지만 제3세력 내 연대 대상으로 꼽힌다.

역대 대선에서 제3후보가 힘을 발휘하며 대선판을 흔들어 놓은 사례가 적지 않다. 이들은 만만찮은 득표율을 보여줬지만 청와대행 티켓을 거머쥐는 데는 모두 실패했다.

고건 전 총리는 2005년 지지율 30%대로 선두를 달렸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고 전 총리 기용은 실패한 인사”라고 말한 뒤 지지율이 떨어졌고, 2007년 1월 뜻을 접었다.

1997년 대선을 앞두고 박찬종·이인제 후보가 지지율 고공행진을 했으나 여권 지지를 얻지 못하면서 대권 도전은 실패했다. 1992년 대선 땐 정주영 통일국민당 후보가 나서 초반 바람을 일으켰지만 김영삼 김대중 후보에게 밀렸다.

올해 대선은 다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과거와 달리 제3지대 유력 후보가 복수라는 점에서다. 반 전 총장과 안 의원, 손 전 대표가 손을 잡고 새누리당과 바른정당까지 가세할 때는 위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한계도 있다. 주도 세력이 여러 갈래고, 각 정파 간 이해관계가 다르다. 이념과 노선에 기반한 구도가 아니어서 결집력이 강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홍영식 선임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