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개혁보수신당 중앙당 창당발기인대회에서 핵심 인사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김성태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유승민 의원, 김무성 의원, 정병국 창당준비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남경필 경기지사, 이종구 정책위원회 의장.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개혁보수신당 중앙당 창당발기인대회에서 핵심 인사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김성태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유승민 의원, 김무성 의원, 정병국 창당준비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남경필 경기지사, 이종구 정책위원회 의장.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개혁보수신당이 5일 발표한 정강·정책(가안)의 핵심은 재벌개혁과 양극화 해소다. 공정한 시장 경쟁 질서를 확립해 재벌 중심 경제 구조에서 탈피하고 복지정책 수준을 중부담·중복지로 끌어올려 계층 간 격차를 줄이는 데 중점을 뒀다. 신당의 핵심 중 한 명인 유승민 의원이 평소 이 같은 주장을 해왔다는 점에서 ‘유승민표 정책’이 대거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새누리당 정강·정책에 비해 ‘좌클릭’했다는 평가다. 다만 안보 분야에서는 한·미동맹 강화와 한반도 비핵화를 중심으로 한 보수성향 정책 기조를 유지했다.

◆‘필요시 정부가 시장 개입’ 명시

재벌 유통지배·원전 건설 막겠다는 보수신당의 '좌클릭 정강'
신당은 재벌개혁을 통한 새로운 성장 패러다임을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기존 재벌 중심의 성장 패러다임은 “정경유착과 불공정 거래로 시장경제의 활력을 훼손했다”고 판단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재벌의 골목상권 진입이나 유통 지배를 제한하는 것을 명시했다. 새누리당 정강·정책에서 ‘경제민주화’라고 추상적으로 표현한 것을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이다. 신당은 경제 활성화를 위해 불필요한 규제를 철폐한다면서도 필요할 경우 정부의 적극적 개입을 허용키로 했다.

신당은 교육 복지 등 각 분야의 양극화 해소에도 주력하기로 했다. 교육 분야에서는 공교육 정상화로 사교육비 부담을 경감하고, 창의성과 인성 중심 교육을 실현키로 했다. 복지 분야에서는 사회적 합의로 복지 수준과 재정 규모를 정하고 부담과 혜택이 조화를 이루는 균형재정을 달성함으로써 재정건전성을 지키고 지속가능한 복지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유 의원이 주장하는 ‘증세 없는 복지는 없다’는 기조와 맞닿아 있다.

대·중소기업 간, 정규직·비정규직 간 노사관계 교섭력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취약근로계층 보호를 강화하기로 했다. 대·중소기업 간 자율에 맡기기로 한 새누리당과 달리 중소기업 비정규직 보호에 무게를 뒀다. 신당은 주거 취약계층 지원을 강화해 서민 주거비 부담을 최소화하고, 의료 부문에서도 불합리한 건강보험 부과체계를 개편하기로 했다.

◆6·15 선언 등 ‘햇볕정책’ 성과 인정

정치 분야에서는 제왕적 권력구조 개선 필요성을 제시하면서 입법부의 위상을 강화하기로 했다.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도와 개별 정책에 대한 국민투표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또 국무총리와 장관의 공직 인사권을 보장하고 정부와 산하기관의 정보는 국가 안보와 국익을 저해하지 않는 한 모두 공개하도록 했다.

정당 운영은 인물 중심의 계파주의를 배척하고 당내 민주주의를 확립하기로 했다. 원자력발전소 추가 건설을 제한하고 에너지 빈곤층에 대한 직접 보조를 늘리는 방안도 내놨다.

외교·안보 분야에선 한·미동맹 유지와 한반도 비핵화, 남북통일 추진 등으로 새누리당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다만 새누리당 강령과 달리 6·15 남북공동선언과 10·4 정상선언을 존중한다고 밝혀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햇볕정책’의 성과를 인정했다.

한편 신당은 이날 선거 연령을 만 19세에서 18세로 낮춰 올 대선부터 적용하자던 당론을 하루 만에 백지화했다. 정병국 신당 창당추진위원장은 “당론 최소화 관점에서도 그렇고, 이견이 있고, 어제 참석하지 못한 분도 있으므로 추후 토론 등의 과정을 거쳐 당의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