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단 신년인사회…"공모나 누구 봐주기 위해 한 일 손톱만큼도 없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결정은 국가의 올바른 정책적 판단"

박근혜 대통령은 1일 삼성물산 및 제일모직 합병 과정을 놓고 뇌물죄 의혹이 불거진 것과 관련, "완전히 나를 엮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상춘재에서 기자단과 신년 인사회를 한 자리에서 "누구를 봐줄 생각은 손톱만큼도 없었고 제 머릿속에서도 없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의 이러한 언급은 삼성 측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의 대가로 미르·K스프츠 재단에 돈을 기부하고,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승마훈련 지원 등을 했다는 의혹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특히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박 대통령을 겨냥해 뇌물죄 의혹을 집중적으로 수사하는 상황에서 "엮었다"는 입장을 공식 표명함에 따라 향후 탄핵심판 및 특검수사 과정에서 강도 높은 대응이 예상된다.

지난달 9일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직무가 정지된 박 대통령이 청와대 참모진과 탄핵심판 대리인단 외에 외부인을 만난 것은 23일 만이다.

특히 박 대통령은 직무정지 이후 대외 활동을 중단한 채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직접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했으나 이날 사실상의 기자 간담회를 통해 각종 의혹에 대한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다.

박 대통령은 "수사중이니까 이렇다 저렇다 얘기하면 서로 곤란해져 자세히 말씀드릴 상황은 아니지만 제가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은 공모나 누구를 봐주기 의해 한 일은 손톱만큼도 없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삼성합병은 당시 증권사 등을 비롯해 많은 국민의 관심사였다.

우리나라 대표적 기업이 헤지펀드의 공격을 받아 (합병이) 무산된다면 국가적, 경제적인 큰 손해라는 생각으로 국민도 관심 갖고 지켜보고 있었다"며 "20여개 우리나라 증권사 중에서 한두 군데를 빼고 다 (합병을) 해줘야 한다는 의견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국민연금이 바로 대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고, 국민연금도 챙기고 있었다"며 "그것은 어떤 결정이든 간에 국가의 올바른 정책판단이다.

그러나 여기저기를 제가 도와주라고 한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최 씨와 연관된 KD 코퍼레이션의 현대차 납품 특혜 의혹에 대해서도 "여기(KD코퍼레이션)도 기술력이 있다는데 거대한 기업에 끼여서 제대로 명함 한번 못 내미는 것 아닌가 해서 그럼 알아봐서 실력이 있다면 기회를 가질 수 있지 않으냐는 차원이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제가 누구를 알아도 그 사람이 개인적 이득을 위해 부탁하는 것은 (제 입장에서) 절대 금기"라며 "아는 건 아는 것이고, 절대 이익을 챙겨주는 일은 안될 일"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 기자 jamin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