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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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표 전 장관이 특검에서 1호 구속됐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31일 구속함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의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향한 수사가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문형표 전 장관은 특검팀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첫 사례이다.

특검팀이 박 대통령, 최순실 씨, 삼성그룹을 둘러싼 유착관계를 규명할 결정적 인물을 수감한 것은 공식수사 개시 열흘 만에 올린 성과다.

영장 발부는 문형표 전 장관이 죄를 지었을 개연성이 소명된다는 법원의 판단이 전제된 것이라는 점에서 특검팀의 수사 논리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특검팀은 28일 오전 1시 45분께 문 전 장관을 긴급체포했으며 구금 시한(48시간)을 10시간 이상 남겨두고 29일 오후 영장을 청구했다.

주어진 시간을 다 쓰지 않고도 거뜬히 커트 라인을 넘은 셈이다.

이제 특검은 문 전 장관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하도록 국민연금에 지시한 배경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전망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합병이 성사됨에 따라 그룹 경영권 승계의 고비를 넘겼고 그 대가로 삼성전자가 최 씨 측에 거액의 자금을 제공한 것으로 특검은 의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작년 10월과 올해 3월 최 씨의 조카 장시호 씨가 운영하는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2천800만원을 후원금으로 지급한 사실이 앞선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이 회사는 작년 8월 최 씨의 독일 현지법인 코레스포츠(비덱스포츠의 전신)와 220억원 규모의 컨설팅 계약을 하기도 했다.

국민연금 스스로 밝힌 것을 보더라도 합병이 3천700억원의 평가손실을 낳았고, 삼성이 최 씨 측에 이례적으로 거액의 자금을 제공한 점을 고려하면 박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상태에서 이면 거래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특검은 보고 있다.

특검은 문형표 전 장관이 국민연금에 합병 찬성을 지시하는 과정에서 청와대 측과 관련 내용을 논의했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의 작년 7월 25일 업무 수첩에서 "제일기획 김재열 사장.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 협조 요청"이라는 박 대통령의 지시사항 기재를 확인하는 등 증거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한편 특검은 수사 진전에 따라 혐의가 구체화한 다른 피의자를 체포하거나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박 대통령 대면 조사를 앞두고 포위망을 좁혀 나갈 것으로 보인다.

한경닷컴 스포츠연예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