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지역으로 묶고, 영남·수도권까지 개헌 고리로 연대

새누리당의 '2차 분열'이 점차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지난 27일 탈당해 개혁보수신당(가칭)을 추진하는 비박(비박근혜)계가 1차 분열을 일으켰다면, 올해 임기를 마치고 다음달 15일께 귀국 예정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차 탈당 사태의 핵이 될 수 있다.

현재로서 가장 적극적인 것은 지역을 매개로 한 조합이다.

이미 충북 의원(경대수·박덕흠·이종배)들이 최근 뉴욕을 방문해 반 총장을 면담하고 대선 출마를 강력하게 권유했다.

충남 출신인 정진석 의원은 김종필 전 국무총리와 반 총장 사이의 사실상 가교역을 자임하며 '충청 대망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

여기에 같은 충남을 정치적 기반으로 둔 친박계 핵심인 김태흠 이장우 의원이나 '충청포럼'을 이끌었던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동생 성일종 의원도 반 총장과 뜻을 같이할 가능성이 커 이미 충청권은 한 데 묶인 형국이다.

역시 충청권의 정우택 원내대표도 반 총장에 우호적이어서 향후 그의 선택도 주목된다.

충청 지역 의원은 탈당 후 신당으로 간 홍문표 의원을 제외하고 10명이다.

충청권의 한 의원은 3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충청 지역 의원들은 반 총장을 보수 진영의 유일한 대안이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면서 "반 총장이 귀국하면 탈당 시기나 방법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적 매개 외에 반 총장과의 연결 고리는 개헌이다.

정치권에서는 반 총장이 여권은 물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제외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등 개현 세력과 이른바 '제3지대'를 형성해 대권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팽배하다.

반 총장을 만나고 돌아온 충청권 의원들은 반 총장이 개헌을 위한 임기 단축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전했다.

서울이 지역구인 나경원 의원은 전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반 총장이 대권 행보를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신당행 대신 반 총장에 합류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나 의원 역시 5년 단임 대통령제의 폐해를 극복을 위한 개헌에 소신이 강하다.

성 전 회장에 이어 충청포럼 회장을 맡은 윤상현 의원도 반 총장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의 정무특보를 지낸 윤 의원이 개헌을 매개로 한 주류 친박계의 차기 대권 프로젝트를 구상하는 게 추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당내에서는 개헌추진회의를 결성한 영남권의 이주영 의원도 반 총장과 뜻을 같이할 후보군 중 하나로 꼽힌다.

계파색이 옅어 중립 성향으로 분류돼 반 총장이 개헌에 대한 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하면서 깃발을 들 경우 이를 중심으로 모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aayy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