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왼쪽)와 조배숙 정책위 의장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경선에서 승리한 뒤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왼쪽)와 조배숙 정책위 의장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경선에서 승리한 뒤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국민의당 새 원내대표에 ‘호남 4선’인 주승용 의원(전남 여수을)이 선출됐다. 정책위원회 의장은 러닝메이트로 함께 나선 조배숙 의원(4선·전북 익산)이 맡게 됐다.

두 사람은 29일 국민의당 의원 35명이 참석한 경선에서 과반(18표)을 먼저 득표해 재선의 김성식(원내대표)·권은희(정책위 의장)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두 사람의 승리는 호남 의원들의 지지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투표한 의원 중 호남 지역구 의원이 22명이었다.

주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기자회견에서 “국민의당이 까딱 잘못하면 4당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 있고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며 “지지율 회복이 시급하고, 국민께 신뢰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대선 승리를 위해 친박(친박근혜)·친문(친문재인)을 제외한 모든 세력을 하나로 모으는 통합과 소통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개헌도 빨리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내 대표적 호남 중진인 두 사람은 경선 과정에서 ‘호남 지지 복원’과 ‘경륜’ 측면에서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우상호 민주당, 정우택 새누리당, 주호영 개혁보수신당 원내대표가 모두 3~4선”이라며 “협상의 주도권을 가지려면 최소한 4선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의장은 “당 지지율 하락은 집토끼를 제대로 못 지킨 책임이 크다”며 “집토끼인 호남을 지키면서 산토끼를 쫓아 전국정당을 완성해야 한다”고 했다.

원내지도부를 모두 호남 의원이 차지하면서 국민의당의 호남 색채가 짙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음달 15일 전당대회에서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당 대표에 뽑힌다면 ‘호남당’ 이미지가 더 굳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이는 전국정당화를 추구해온 안철수 전 대표의 대선 가도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주 원내대표는 전남도의원, 여천군수, 여수시장을 거쳐 17대부터 내리 4선을 했다. 온건·합리적이라는 평가가 많고 김한길 전 의원과 가깝다. 조 의장은 사법시험 22회 출신으로 국내 최초 여성 검사라는 기록을 갖고 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