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보수가치 지키면서 무능·부패 청산…민생에선 서민 대변"
"공감·소통·개혁 지도자 나와야…국민, 아바타는 더는 안 원해"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은 26일 개혁보수신당(가칭) 창당에 따른 정치구도와 관련해 "당장은 4당 체제로 출발하지만 결국 '보수 대 진보'의 대선 구도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여권 차기 대선주자인 유 의원은 자신을 포함한 비박(비박근혜)계의 집단탈당 및 분당 공식선언을 하루 앞두고 이날 국회에서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그는 특히 "신당이 성공하면 새누리당에 남아있던 분들 가운데 뜻을 같이하는 분들이 나중에 대거 이동해올 수 있다"며 "결국 새누리당은 소멸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유 의원은 차기 지도자에게 요구되는 시대정신과 관련, "이제 우리 국민이 지도자를 선출하면서 단순히 권력 의지만을 보지는 않을 것"이라며 "시대적인 문제에 대한 공감과 소통의 능력, 개혁 의지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최순실 사태를 겪으면서 국민은 더는 누군가의 등에 업힌 아바타, 대리인 같은 대통령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유 의원과의 일문일답.

-- 내일 탈당을 결행하는데 지역구인 대구·경북(TK) 민심은 어떤가.

▲ 아무래도 연세가 많은 분은 대통령에 대한 연민, 동정 같은 게 강하다.

하지만 50대 이하에서는 대부분이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대해서 비판적이다.

대구라고 해도 50대 이하는 수도권 정서와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앞으로 특별검사 수사나 헌법재판소 결정 등이 이어지면 그때마다 민심은 또 출렁일 것이다.

-- 신당 창당이 임박했다.

대선을 앞두고 출범하는 '4당 체제'의 의미는 무엇인가.

▲ 탈당을 결행하고, 가칭 개혁보수신당을 창당하는 데 있어 공통된 생각은 큰 틀에서 보면 기존 보수보다는 개혁적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각의 주장대로 대선을 앞두고 '당 대 당 통합'은 없을 것이다.

다만 신당이 성공하게 되면 새누리당에 남아 있던 분 중에 뜻을 같이하는 분들은 나중에라도 대거 이동해 올 수 있고, 결국 새누리당은 소멸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당장은 4당 체제로 출발하지만 결국 우리가 원하는 것은 다시 3당 체제로 돌아가고, 또 더더욱 원하는 것은 국민의당 중에서도 우리와 뜻을 같이하는 분들이 계신다면 나중에 연합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결국 '보수 대 진보'의 대선 구도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 가칭이지만 당명에서 '보수'와 '개혁'을 동등한 가치로 내세우고 있는데 그동안 '개혁'은 진보 진영의 전유물처럼 여겨져 온 것 아닌가.

▲ 최소한 신당에 동참하는 분들은 '개혁'이 진보 진영의 전유물이라는 데 동의할 수 없다.

다만 보수당이 개혁을 말할 때 '립서비스'에 그쳐선 결코 안 되고 그 이념과 철학을 새로운 정책으로 보여줘야 한다.

저는 늘 '따듯한 보수, 정의로운 보수'를 말하는데, 이는 반공·친미·시장·성장 등의 기존 보수 가치를 지키면서 그동안의 무능과 부패를 청산하고, 동시에 경제·교육·노동·복지·주택 등의 민생 분야에서는 부자나 재벌, 기득권이 아닌 가장 낮은 곳에서 고통받는 서민을 대변하는 정당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게 보수의 변화이고 개혁이다.

-- 김무성 전 대표와의 관계가 껄끄럽다는 지적이 있다.

신당 내부에서도 진영이 갈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 김 전 대표와 제가 신당 내에서 계파 싸움을 할 생각은 전혀 없고,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박 대통령의 사당화, 특정 권력자를 중심으로 한 '줄 세우기'의 폐해에 환멸을 느껴서 밖으로 나와 당을 만드는 마당에 김무성계, 유승민계로 나눠 싸우는 것은 당이 망하는 길 아니겠나.

다만 신당 내에서도 좀 더 전통적인 보수노선을 걷고자 하는 분들이 있고, 좀 더 개혁적인 노선을 걷고자 하는 분들이 공존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 정도는 포용할 수 있다.

그래서 '개혁보수'라는 이름을 붙인 것 아닌가.

-- 신당의 정강정책에 개헌이 반영돼선 안된다는 생각인가.

▲ 우리 정당 역사상 개헌을 정강정책에 반영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내일 발표할 창당선언문도 마찬가지다.

개헌을 매개로 한 연대가 한 사람의 대선후보를 낼 수 있겠나.

개헌을 고리로 한 정계 개편 추진 목소리에 대해서도 반대할 생각은 없다.

다만 개헌이라는 한 가지 잣대를 가지고 정치세력이 연대를 하거나, 하나의 정당·결사체를 이뤄낼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차기 대선후보 경선을 하고 싶다고 했는데 현재 지지율은 차이가 크다.

▲ 이제부터 시작이다.

지지도에 연연하거나 그것 때문에 기가 죽는다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곧 결심을 밝히려고 한다.

설 전후가 될지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머지않은 시간 내 제 결심을 알리려고 한다.

다만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오고 대선 날짜가 정해져야 경선도 가능한 것 아니겠나.

그전까지는 제 생각을 열심히 국민께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 반 총장과 비교해서 자신의 비교우위 경쟁력은 뭐라고 생각하나.

▲ 국민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경제와 안보이다.

저는 정치에 입문하기 이전부터 경제전문가로 활동해왔고,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8년간 활동하며 위원장을 지냈다.

경제와 안보 분야에서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해결해내는 능력에서는 제가 전문성이 있다고 본다.

이제 우리 국민이 지도자를 선출하면서 단순히 권력 의지만을 보지는 않을 것이다.

집권 후에 무엇을 할 수 있느냐, 잘할 수 있느냐를 봐야 하고, 그렇게 하시리라 믿는다.

개인적으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능력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이번 최순실 사태를 겪으면서 우리 국민은 더는 누군가의 등에 업힌 아바타, 대리인 같은 대통령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류미나 기자 minary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