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언급없고, 안철수 평가유보…이재명 "촛불광장 시민들의 심판 받을 것"

야권의 차기 대권 주자들은 21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대권 도전을 시사한 데 대해 촉각을 곤두세웠다.

일부 후보는 "아직 본인이 명확히 대권 도전 뜻을 밝힌 것은 아니다"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지만, 일각에서는 "정치판에 기웃거리지 말아야 한다"는 강한 반발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반 총장의 발언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그는 전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반 총장이 최근 "국민들이 현재 위기극복에 도움을 주는 새로운 형태의 포용적 리더십을 원한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 "박근혜 리더십은 포용적 리더십과 정반대"라며 "4년 내내 그 리더십을 칭송하다 갑자기 이제 와서 포용적 리더십을 말하니 어리둥절하다"고 꼬집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직 출마선언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지금도 현직 사무총장이고, 아직 정치하겠다고 입장표명을 확실히 하지 않았다"며 평가를 유보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기자들과 만나 "누구나 피선거권이 있는 데다, 이미 예측됐던 일 아니냐"고만 했다.

반면 이재명 성남시장은 입장문을 통해 "박근혜에 이은 친일독재부패세력의 꼭두각시는 국민심판을 받을 것"이라며 "최악의 총장이라는 세계 유수 언론의 평가도 있지만, 반대로 어떤 성과를 냈다는 얘기를 찾지 못했다.

오히려 개인편지 외교행낭 이용 등 권한을 사적으로 남용한 사례만 발견될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가면을 바꿔쓰고 친일독재부패세력의 꼭두각시가 되려 한다면 촛불광장 시민들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정치판에 기웃거리지 않는 것이 한국 최초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했다는 국민과 충청의 자부심을 훼손하지 않는 유일한 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부권 대망론과 친박계의 추대론을 은근히 즐기다가 탄핵 바람이 불어오니 슬그머니 손을 놓고 새누리당이 깨져 후보 추대의 꽃가마가 당신에게 올 것이라고 기다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새누리당의 분당 사태에 대한 잠룡들의 평가도 이어졌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여의도 음식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새누리당의 분당이나 정계개편 등에 특별히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며 "앞으로 대선 때까지 새누리당의 분당이나 제3 지대 정계개편 등 여러 시도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제가 관심을 두는 것은 오로지 정권교체"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대한민국 정치에서 만악의 근원은 책임지지 않는 것"이라며 "지난 대선에서 박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선거 운동했던 사람들은 사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시장은 "새로운 정치 질서는 국민이 바라는 대로 만들어지는 게 온당하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이 시장은 "살아남기 위한 세포분열이자 원죄를 감추기 위한 변종"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그는 "아무리 가면을 바꾼다 한들 국민은 친일독재부패의 얼굴을 꿰뚫어볼 것"이라며 "김무성 유승민 의원 등은 정계 은퇴로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hysu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