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치적을 강조하면서 약점은 피해갔다. 반 총장은 임기 10년 동안 북핵 문제에 진전이 없었다는 지적에 대해 “공감하며, 대단히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세 번의 방북 기회가 모두 북측의 일방적인 취소로 이뤄지지 못했다”고 책임을 피했다. 또 “북한이 더 늦기 전에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활동하는 것이 간절한 소원”이라고 했다.

반 총장은 ‘노무현 정부를 배신했다’는 비판에 대해 “정치적 공격이자 인격모독”이라며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평생을 살면서 배신이라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며 “신뢰가 없었다면 유엔 사무총장이 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20년간 표류하던 기후변화협정을 이끌어낸 점과 유엔의 향후 활동계획인 ‘2030 지속가능개발목표(SDG)’를 마련한 것 등을 업적으로 언급한 뒤 “국제사회도 내 노력을 거의 이의 없이 이구동성으로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지난 10년간 마라톤을 100m 달리기 하듯이 최선을 다해 뛰었다”며 “지금까지 나 자신을 낮췄으며 사적인 생활 없이 1년 365일 오로지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