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0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새로 임명한다면 국회에서 인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은 내년 1월 말, 이정미 헌법재판관은 3월에 임기가 끝난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황 권한대행이 국회가 동의하지 않을 인사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며 “만약 행사한다면 문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어 최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와 한일 위안부 합의 지속 추진 등으로 야당과 대립각을 세웠던 황 권한대행의 행보를 비판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고건 전 총리가 탄핵을 슬퍼하며 본인의 처신을 신중하게 했다”며 “황 권한대행이 신이 난 듯이 자기 역할을 하는 것은 어색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우 원내대표는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다음 주 중 만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9일 정 원내대표의 예방을 거절한 것에 대해 “정 원내대표가 연락도 없이 찾아와서 문전박대 코스프레를 한 것”이라며 “여러 촛불민심을 생각해서 경고 차원으로 일주일 정도는 만나지 않고 냉각기를 갖겠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지난 19일 첫 재판에 출석한 최순실 씨를 언급하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연루자들이 집단 망각증세를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죽을죄를 지었다고 했던 최 씨가 법정에서는 아무런 죄를 지은 것이 없다고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며 “집단 망각이라는 것은 일종의 가해자 집단의 정신병적 증세”라고 비판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