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 '청렴도 최상위' 발표날 본사 압수수색 당해

뇌물수수와 입찰비리 의혹 등 직원들의 비리가 잇따르고 있는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이 2년 연속 청렴도 최상위 기관에 선정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7일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2016년 청렴도 측정 결과'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종합청렴도 8.91점으로 최상위 기관에 올랐다.

건보공단은 정원 2천300명 이상 동일 평가군 중 전체 1위로 선정됐다.

특히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외부청렴도는 9.17점으로 전체 606개 공공기관 중 가장 높은 점수를 얻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등급에 선정됐다.

공단은 그러나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상을 받는 날 입찰비리 의혹으로 검찰로부터 본사가 압수수색을 당했다.

춘천지검 원주지청은 지난 7일 건보공단이 올해 초 원주 혁신도시 신사옥 입주 전 공사금액 7억 4천여만 원의 스튜디오 방송장비 구축사업을 발주하면서 불공정한 입찰행위로 특정 업체에 편의를 봐준 혐의를 잡고 압수수색을 벌이는 등 수사를 벌이고 있다.

건보공단이 입찰요청서에 크게 미달하는 제안서를 제출한 업체를 최종 합격 처리했다는 의혹도 제기돼 입찰과정에서 금품거래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공단은 최근 직원 뇌물수수사건까지 잇따라 권익위의 청렴도 평가에 대한 신뢰도마저 의심케 하고 있다.

지난 10월 건보공단 신사옥이전팀 소속 모 차장(3급)이 관련 업체로부터 2억3천만 원가량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서울 북부지검에 구속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검찰은 뇌물액수가 적지 않은 점 등을 감안, 윗선의 개입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사무장병원으로 불리는 불법 요양기관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건보공단 과장급 직원이 구속되기도 했다.

광주지검 형사1부는 지난 10월 '병원 점검 무마 또는 알선을 통해 복지부 감사를 덮어주겠다'는 등의 명목으로 사무장병원 측으로부터 2천여만 원을 받은 혐의로 국민건강보험공단 모 지사 소속 팀장급 김 모 씨를 구속했다.

시민 A 씨는 "비리가 비일비재한 이런 기관을 정부에서는 '청렴도 평가 최우수기관'으로 지정해줬고 공단 입구에는 청렴도 우수기관 명패가 버젓이 붙어 있다"면서 "청렴도 평가를 어떻게 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건보공단 관계자는 "직원이 1만3천여 명으로 조직이 방대하다 보니 간혹 불미스런 일이 발생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그리 많은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원주연합뉴스) 류일형 기자 ryu62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