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의총서 150여분간 설전…친박, 비박 '유승민 카드' 정면반박
정우택, 유승민 '정견' 요구에 劉 "경선하면 응하겠다"


새누리당의 20일 의원총회는 비박(비박근혜)계 비주류가 추천한 유승민 비상대책위원장 카드를 주류 친박계가 정면으로 반대하면서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유 의원이 비대위원장을 맡을 경우 친박계 쳐내기에 나설 것이라는 의구심을 품고 있는 친박계는 유 의원이 당 통합과 쇄신을 위한 공개적인 정견발표를 요구하며 견제했다.

반면, 비박계는 비주류에 추천을 요구하고도 조건을 다는 것은 그동안 밝혔던 당 쇄신 의지가 정치적 수사에 불과했던 것 아니냐고 반발했다.

국회에서 150여분 동안 열린 이날 의총에는 16명이 발언자로 나서 난상토론이 벌어졌다.

다만 비주류의 구심점 격인 김무성 전 대표, 유승민 의원은 참석하지 않았다.

친박계 핵심인 최경환 의원은 의총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당 화합을 바탕으로 혁신할 수 있는 사람을 추천하면 왜 거부하겠느냐"면서 "의원들은 그분(유승민 의원)이 당을 화합 쪽으로 이끌 사람이 아니다라는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문종 의원도 "만약 비대위원장에 관심 있다면 왜 그런지,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을 얘기해야 한다"면서 "의총에서는 유 의원이 비대위원장으로 안된다는 분위기가 더 많았다"고 전했다.

김진태 의원은 "박 대통령의 입과 머리이다가 어느 날 갑자기 배신의 아이콘이 됐고, 원내대표 시절 국회법 거부권 사태에서 야당에 끌려다니며 능력 부족이 이미 증명됐다"면서 "또 당 소속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앞장서서 의결해 놓고 무슨 낯으로 당권까지 잡겠다고 하느냐"면서 '유승민 3 불가론'을 제기했다.

일부 의원들은 유 의원이 비대위원장을 맡기 위해서는 대선 출마 포기에 대한 공식적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비박계 권성동 의원은 "주류가 당 운영을 제대로 못해 국민적 질책이 쏟아졌기 때문에 비주류에 당권을 넘기는 게 당 통합을 이끄는 지름길"이라면서 "갑자기 유 의원으로부터 개혁 프로그램을 듣겠다는 것은 비주류에 위원장을 넘기겠다는 정 원내대표의 얘기가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영철 의원은 "지금까지 비대위원장이 되려는 사람이나 거명된 인사가 자신을 '비대위원장으로 뽑아달라'고 얘기한 사례가 없다"면서 "유 의원이 어떠한 취지로 위원장이 되겠다는 것은 모두 알려진 사실인데 정견을 발표하는 것이야말로 사족을 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의동 의원은 "비주류가 추천하면 비대위원장으로 하겠다더니 추천하니까 왜 하고 싶은지 얘기하라는 것은 난센스"라면서 탈당 가능성에 대해서는 "1, 2차로 나눠서 차이는 있겠지만 20명 이하는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중도 성향의 이주영 의원도 "주류는 비주류에 추천해 달라고 했기 때문에 약속을 지키기 위해 유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수용해야 한다"면서 "그 게 혹시 잘 안될 때는 김무성 전 대표를 삼고초려 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비주류 측에 힘을 실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원장의 조건으로 ▲당 수습을 이룰 대통합 의지 ▲당 쇄신에 대한 비전 ▲정권 재창출을 이룰 수 있는 능력을 꼽고 "제 나름의 채널을 통해 유 의원이 비대위원장으로 적합한지 판단하겠다"고 설명했다.

유승민 의원은 오후 국회 본회의에 참석 전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원장 선출을 경선으로 하겠다면 거기에 응하겠다"면서 "그러면 친박 측이 추천하는 후보와 토론도 하고 정견발표도 하겠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류미나 기자 aayy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