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 "참을성있게 견디겠다…野 협상파트너로 보고싶을 때가 올 것"
禹 "'야당이 너무한다'는 모습 보이려는 것…쇼 하면 안돼"


새누리당 정우택 신임 원내대표는 19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우상호·국민의당 박지원·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를 취임 인사차 찾아갔지만, 이들의 면담 거부로 결국 만남에 실패했다.

새누리당 내에서 친박(친박근혜)계로 분류되는 정 원내대표를 협상 상대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야 3당의 방침 때문이었다.

정 원내대표는 노회찬 원내대표를 먼저 찾아갔지만, 정의당은 문을 굳게 걸어 잠근 채 다른 당직자들이 나와 "오늘은 돌아가시라. 상황이 바뀌면 얘기하자"며 돌아가 달라고 요청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어 박지원 원내대표의 국회 집무실로 찾아갔지만 역시 만나지 못하고 돌아 나왔고, 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로부터도 문전박대를 당했다.

정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참을성 있게 견디겠다. 우리 새누리당은 국민이 용서해줄 때까지 빌어야 한다"면서 "저의 참는 모습이 오히려 야당 분들한테 더 좋은 이미지로 갈 수 있고 국민이 볼 때도 합당하게 봐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새로 당선돼 인사상, 예의상 찾아뵌 것이란 의미에서 판단은 우리 국민이 해줄 것"이라며 "야당이 저를 판단하는 게 아니라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치를 하고자 하므로. 모든 것을 참고 시간을 갖고 야당과의 협상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협상 파트너는 파트너가 없으면 좀 외로운 것"이라며 "협상 파트너로서 제가 아마 더 보고 싶고, 더 필요할 때가 길지 않은 시간 내에 있을 것이라는 정치적 식견이 있다.

그때를 조용히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야당에서는 정 원내대표의 이날 예방에 진정성이 없다는 비판이 나왔다.

우 원내대표는 "연락도 없이 왔다간 건 문전박대가 아니라 무단침입 시도"라며 "그런 쇼를 하면 안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에게 '야당이 너무 한 것 아니냐'는 걸 보이려고 한 것이며, 첫인사치고 무례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 의원들의 선택에 대한 국민적 항의를 전달할 필요는 있다고 봐서 1주일간 냉각기를 갖겠다고 한 건데, 그것도 못참고 쳐들어오면 어떡하느냐"고 지적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에 앞서 정세균 국회의장을 예방해 취임 인사를 했다.

정 의장은 "중책을 맡게 된 데 대해 환영하고 축하한다"면서 "일의 측면에서 상당히 많은 성과를 내는 데 정우택-이현재 팀이 더 많은 일을 해내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덕담했다.

이에 대해 정 원내대표는 "상상도 못 할 시국이 전개돼서 국민이 많이 불안해하고 그런 의미에서 더 많은 국민이 우리 국회를 지켜보고 있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정치를 오래 한 사람으로서 정치력을 발휘해 대한민국이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모색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사회 갈등을 우리가 잘 조정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국민은 우리에게 사랑도 줄 수 있고 증오도 줄 수 있다"면서 "의장께서 많은 지혜와 견문을 갖고 갈등을 국회에서 잘 조절하도록 도와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현재 정책위의장은 "정치권이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정말 어려운 민생과 나라 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 원내대표는 오전 국회 집무실을 찾아온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도 면담했다.

정 원내대표는 "국회에서도 민생문제를 적극적으로 챙기겠다"면서 "이른 시간 내에 우리 경제 분야 쪽에 당정 회의를 통해 점검하고 서로 협조하겠다. 정책위의장 중심으로 간담회도 하고 일정도 잡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는 역시 경제"라며 "경제가 어려울 땐 실물 점검이 굉장히 중요하다. 실물 점검 대책반을 세워 가동해 주고 잘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 정책위의장은 "자영업 하는 분들 중심으로 밑바닥 경기가 정말 어렵고 조선·해운 산업이 있는 남해안 구조조정 벨트를 중심으로 무지하게 어려운 상황이니까 부처에서 현장을 많이 점검해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하고 대책을 세우는 게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유 부총리는 "미국 금리 인상으로 불확실성이 증폭돼 경제 운용에 어려운 점이 많은데 중심을 잡고 열심히 하겠다"면서 "법안 통과를 많이 도와달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임형섭 현혜란 기자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