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서 2007년·2012년에도 폭발사고…간부가 사병 동원해 '위험한 해체'

울산 군부대에서 폭발 사고를 일으킨 폭음통의 위력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군 헌병대는 14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 경위를 설명했다.

군은 길이 5㎝, 직경 1.5㎝로 일회용 배터리 크기보다 작은 폭음통은 저능성 폭약이지만 1발이 터지면 초당 400m를 날아가며, 25m 떨어진 거리에서 103㏈(데시벨, 100㏈에 15분간 노출되면 청력 손상이 일어남)의 위력이 있다고 밝혔다.

군에 따르면 폭음통 1발에 든 화약량은 3g으로 1천600개를 해체해 나온 화약은 5㎏정도다.

이 중 상당량이 한꺼번에 버려졌다가 폭발했기 때문에 샌드위치 패널이 부서지고 파편에 맞아 병사들이 부상했으며, 바닥 콘크리트가 패일 정도의 폭발과 섬광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폭음통에 의한 사고 사례는 전에도 있었다.

2007년 경기도의 한 부대에서 부사관 1명이 폭음탄 10개를 불법적으로 해체하고 모아둔 화약을 삽으로 건드려 폭발이 일어나면서 발목이 절단됐다.

2012년에는 군의 한 중위가 손에 들고 있던 폭음통이 터지면서 손가락이 절단되기도 했다.

사고가 난 부대는 이런 위험한 폭음통 1천600개를 도구를 이용해 일일이 해체했다.

탄약관인 이모(30) 중사가 정보작전과장에게 올해 소모하지 못한 폭음탄 1천600개를 한꺼번에 소모해야 한다고 보고했고, 작전과장은 대대장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대대장으로부터 "위험하니 비 오는 날 소모하라"는 지시를 받은 이 중사는 소대장 1명과 병사 4명 등 5명에게 폭발통을 해체하도록 했다.

병사들은 쇠 공구를 이용해 손으로 일일이 폭음통의 뚜껑을 자르고 속에 든 화약을 빼내는 방법으로 해체했다.

위험한 폭발물의 해체가 간부의 묵인과 지시에 따라 안전을 담보 받지 못한 사병들에 의해 이뤄진 것이다.

폭음통의 위험성은 대대장 등 간부들이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고 군 관계자는 밝혔다.

사고가 난 부대가 올해 수령한 폭음통은 총 1천842발로 이 중 242개만 사용하고 86.7%인 1천600개나 남아있었던 이유도 위험성 때문에 훈련 때 사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폭음통은 주로 소리를 일으켜 군 훈련 때 효과를 배가시키는 데 사용하지만 손에 들고 도화선에 불을 붙여 직접 던져 사용하기 때문에 손에 상처를 입거나 소리에 귀를 다치는 등 위험해 사용을 꺼린 것으로 보인다.

미사용 폭음통을 다음 해에 사용하도록 이월하지 않고 해체했던 이유도 드러났다.

군 헌병대는 잉여탄이 생기면 상급부대의 질책이 우려돼 고의로 사고 장소에 폐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울산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lee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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