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해킹사건 수사 착수…사이버망관리체계·기밀관리 등 전반

군 수사기관이 창군 이후 최초로 군 인트라넷(국방망)이 해킹된 사건과 관련, 우리 군 사이버망의 총괄사령탑인 국군사이버사령부에 대해 대대적인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군 소식통은 13일 "국군기무사령부가 오늘 국군사이버사령부를 압수수색한 것으로 안다"면서 "해킹 사건이 왜 발생했고, 어떤 기밀이 유출됐고, 군 기밀 관리 준수 여부와 업무상 과실이 있는지 등 전반적인 사항을 모두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 검찰단은 기무사가 사이버사령부를 압수 수색을 하는 동안 현장을 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무사와 군 검찰이 사이버사령부에 대한 수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함에 따라 해킹 사건 파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 9월 23일 신종 악성 코드가 군 인터넷 백신 서버를 통해 다량으로 유포된 정황이 식별됐으며, 국방망(인트라넷)과 연결된 PC도 악성 코드에 감염되어 군 기밀자료가 유출됐다.

국방부는 어떤 기밀자료가 유출됐는지는 설명하지 않고 있다.

한민구 장관은 악성 코드가 대량 유포 사실이 발견된 지 이틀이 지난 9월 25일 최초 보고를 받았다.

더욱이 군은 지난 10월 12일 기밀자료 유출을 확인했으며, 이틀 뒤에 한 장관에게 보고한 사실이 전날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 질의답변 과정에서 드러났다.

그간 국방부는 군 인터넷과 군 내부망(국방망, 전장망으로 구성)이 분리되어 있어 군 인터넷을 통해 군 내부망에 침입할 수 없다고 주장해왔으나 이번 사건으로 거짓임이 들통났다.

군 소식통은 "군사 기밀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군인들도 수사로 추려낼 것"이라며 "해킹이 발생한 것에 대해 대공 용의점이 있는지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파장이 크게 확대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번 해킹 공격으로 감염된 컴퓨터는 모두 3천200여 대로, 이 중 2천500여 대는 군 인터넷용, 700대는 군 내부망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이정진 기자 thre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