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철 "함께 하는 의원 숫자가 30명 이상은 될 것"

새누리당 비주류의 한 축을 이끌고 있는 김무성 전 대표가 '신당 창당' 카드를 본격적으로 만지작거림에 따라 이에 합류할 세력이 얼마나 될지 관심을 끌고 있다.

어쨌거나 당대표 등을 지내며 비박(비 박근혜)계 '좌장' 격으로 여겨져 온 김 전 대표가 마지막 초강수의 의지를 내비쳤다는 점에서 동반 이탈세력의 규모에 따라 과연 실제 조직력이 어느 정도일지 이번 기회를 계기로 확연히 드러날 전망이다.

김 전 대표는 13일 비상시국위 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경제와 안보 위기를 걱정하는 대다수 국민이 믿고 의지할 새로운 보수정당의 탄생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하면서 "새누리당을 탈당해서 신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그런 생각 때문에 심각한 고민을 지금 하고 있다"고 탈당설을 일부 시인했다.

이에 대해 동석한 황영철 비상시국위 대변인은 "오늘 회의에서 김 전 대표가 이같은 뜻을 전달했고, 유승민 의원도 동의했으며 비상시국위 전체의 뜻은 김 전 대표와 함께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저희가 (당을) 나가게 된다면, (함께 하는) 의원 숫자가 적어도 30명 이상은 될 것이기 때문에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게 될 것"이라고 황 대변인은 덧붙였다.

다만 유승민 의원은 회의에서 퇴장하면서 기자들에게 "저는 당 안에서 당 개혁을 위해서 끝까지 투쟁해야 하고, 탈당은 늘 마지막 카드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서 "지금은 탈당 생각 없다"고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비주류 내 또다른 핵심축인 유 의원은 당내 조직력 면에서는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가 있지만, 탄핵 사태 이후 여권 내 대권 지지율이 상승하는 추세를 봤을 때, 유 의원의 동참 여부는 이탈세력의 규모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탈당을 감행한 전·현직 의원은 3선의 김용태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를 포함 10여명 가량이 있다.

그외 일부 원외 당협위원장들을 중심으로 탈당 요구가 산발적으로 터져 나오는 정도이다.

하지만 비주류 내에는 친박(친 박근혜)계의 박근혜 대통령과 같은 구심점도, 당선이 유력한 제1의 대권주자도 없다는 게 현실인 만큼 김 전 대표와 유 의원이 함께 또는 둘 중 한 명이 탈당해 신당을 만들기로 결정한다고 해도 얼마나 많은 세를 규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특히나 좀처럼 분열하지 않는 보수정당에서 공천 문제가 불거지지 않고서 제 발로 대거 뛰쳐나간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가장 최근에 있었던 '줄탈당' 역시 지난 4·13 총선 당시 공천에서 낙마한 유승민 의원을 포함한 비주류 중진 일부가 무소속 출마를 위해 탈당한 케이스였다.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기자 minary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