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권한대행, 이번주 만날 기회 있을것…얼굴만 보는건 안돼"
"개헌은 대선보다 중요, 20대 안에 이뤄져야"
"탄핵, 무거운 마음으로 의사진행…헌정사에 다시는 이런 의장 없어야"


정세균 국회의장은 12일 "탄핵 이후 국회가 새로운 국가시스템 정립을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이날 국회 의장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국민의 민심은 탄핵만을 요구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대한민국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어 "새로운 대한민국은 국회의 '특권 내려놓기'로부터 출발점이 될 수 있다"며 "사회 전반의 특권이나 정경유착 등 고질병을 치료하고 새로운 국가시스템을 확립하는데 국회가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국정 안정과 민생 회복이 절실하다. 이제 국정 공백이 장기화해선 안된다"며 "헌법재판소가 현명하게 빠른 시간내에 올바른 판단을 내려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부터 임시국회가 소집된 만큼 그 문제는 헌재에 맡기고 국회는 국민과 민생을 챙기는데 한시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정 의장은 여·야·정 협의체와 관련, "야권에서 국회와 정부가 민생과 국정을 잘 챙기도록 국정협의체를 가동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저와 같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협치가 잘 이뤄져서 민생을 제대로 잘 챙기고 민심 받는 국회가 됨으로써 국민의 신임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국정 협의체이든, 여야정 협의체이든 이름과 관계 없이 정부와 국회가 긴밀하게 협력하며 협치를 실천하자는 취지"라며 "마음을 열고 국민만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직접 참여해 필드에서 뛰지는 못할 것 같지만, 적극 협력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하겠다. AI 사태도 심각하고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도 다가왔는데 민생을 챙기는 일에 게으름이 없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도 "만남을 미룰 일이 아니다"라며 "이번주 중에 만나 현안에 대해, 국정에 대해 진지하게 의논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정 의장은 "얼굴만 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견만 생기고 국민을 불편하게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대 국회에서 개헌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점도 다시 강조했다.

정 의장은 "개헌은 중장기적이고, 대선보다 더 중요한 과제"라며 "제왕적 대통령제를 그대로 둬서는 안되며, 어떻게든 분권이 이뤄져야 한다. 개헌특위에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개헌 시기에 대해서는 "100미터 달리기를 하듯 시기를 정해놓을 문제는 아니다"라며 "대선 전에 할지 후에 할지는 얘기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여당 내분에는 "대통령을 탄생시킨 정당이며 국정을 책임지는 정당"이라며 "정치문제와 별도로 여당 의원들도 정책적 문제에 평시와 다름없이 나서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또 '최순실게이트' 국정조사 특위를 언급하면서 "증인들이 청문회에 응하지 않는 것은 국조에 한계를 가져오는 일"이라며 "의원들도 국민의 수준에 맞는 품격있는 발언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2004년 탄핵 당시 의장석을 점거했던 것과 관련한 소회를 묻자 "그 때도 지금도 결국 정치는 민심과 떨어질 수 없는 것"이라며 "이번에 역사적인 의사진행을 담당했는데 무거운 마음도 들었다. 다시는 헌정사에 이런 의장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의장실 측은 보도자료를 내고 정 의장 취임 첫해인 올해 처리된 법안이 570건으로, 19대 국회 첫 해인 2012년의 254건보다 무려 124.4% 급증했다고 밝혔다.

법안 처리율도 2012년 8.7%에서 올해 13.8%로 늘었다고 소개했다.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홍지인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