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안 가결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 빨리 걷어내 투자계획이라도 세우게 해줘야"
‘탄핵 정국’이 본격화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에 대한 기업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국 불안으로 정상적인 기업 경영 활동을 하기가 어려워져서다. A그룹 관계자는 “기업 경영 활동에서 가장 큰 문제는 불확실성”이라며 “특검 조사와 탄핵 정국으로 기업 총수들이 앞으로 불려다닐 일이 얼마나 더 있을지 몰라 일손이 제대로 잡히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기업들은 불확실성을 하루빨리 걷어내 투자 계획이라도 제대로 세울 수 있게 해달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B그룹 관계자는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을 계기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빨리 해소돼야 한다”며 “정치권과 정부가 중심을 잡고 있어야 기업들도 본연의 자리에서 뛸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정부와 정치권이 위축된 경제를 챙기고 기업들의 사기를 북돋아 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C그룹 관계자는 “탄핵 정국이 장기화되면 기업들의 대외 신인도가 하락하고 해외 거래처마저 이탈할 수 있다”며 “(정부나 정치권이) 최소한 경제는 챙긴다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D그룹 관계자는 “미국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와 중국의 반한(反韓) 정책 등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대책도 필요하다”며 “정부가 이런 부분에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했다.

기업들에 대한 과도한 여론 재판도 중단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그룹 관계자는 “앞으로 국정조사 청문회를 더 한다고 하는데, 기업인들을 또 불러내면 준비에만 2~3주가 걸릴 것”이라며 “의혹을 앞세워 기업들을 여론 재판에 내모는 분위기가 빨리 끝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주요 대기업들은 국정 공백 상태를 우려해 사실상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다. 당분간 투자와 사업 재편, 인수합병(M&A) 등 주요 의사 결정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하겠다는 전략도 세우고 있다. 정부의 인허가, 사업 승인 등에 대한 각종 결정이 늦춰지거나 신성장 사업에 대한 정부 지원이 줄어들 가능성에 대비해서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